-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생명과 그 근원인 태를 각별하게 대하였던 조선왕실의 출산과 안태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를 개최한다.
조선왕실은 아기가 태어나면 태(胎)를 소중하게 갈무리해 도자기에 넣은 뒤 길지(吉地)를 찾아 묻고 태실(胎室)을 조성했다. 하지만 조선왕실의 안녕을 상징하는 태실은 일제강점기 때 전국 각지의 조선왕실 태실 54기를 파내 경기도 고양 서삼릉으로 옮겨지며 대부분 훼손됐다. -
이번 특별전 '조선왕실 아기씨의 탄생'은 조선왕실의 새 생명 탄생에 대한 염원을 시작으로, 왕실 여성의 임신과 태교, 아기씨의 탄생과 양육 그리고 태실(胎室) 조성과 관련된 다양한 유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4부로 구성되었다. 1부 '종사지경(螽斯之慶), 왕실의 번영을 바라다'로 조선왕실의 아기씨 탄생에 대한 염원을 보여준다. 종사(螽斯)는 베짱이과 곤충으로 부부 화합과 자손 번창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어 2부 '고고지성(呱呱之聲), 첫 울음이 울려 퍼지다'는 왕실에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 과정을 조명한다. 왕실이 출산을 위해 설치한 관청인 산실청(産室廳), 아기씨 양육을 담당한 보양청(輔養廳), 아기씨를 돌본 유모인 봉보부인(奉保夫人), 출생 관련 의례에 관한 다양한 기록과 유물을 공개한다. -
3부 '좋은 땅에, 태실을 만들다'에서는 아기씨의 태를 정갈하게 갈무리하여 좋은 땅을 찾아 묻고 태실을 조성했던 안태문화를 소개한다. 태가 좋은 땅에 묻히면 태의 주인이 건강하고 지혜로울 것이라 여겼기 때문인데, 왕위를 계승할 원자(元子)나 원손(元孫)의 태는 길지 중에서도 가장 좋은 땅을 택하여 묻었다. 태실 조성 과정을 기록한 의궤, 태실 주인공이 왕위에 오른 뒤 추가로 석물과 비석을 설치하는 가봉(加封) 이후 제작한 그림인 태봉도(胎封圖), 태실 비 탑본을 선보인다.
태실에 소중하게 봉안한 태항아리는 4부에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태를 담았던 도자기는 성종(成宗)대에 이르러 내·외항아리를 갖춘 백자로 변화된다.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는 백자 내항아리와 태지석에 더해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백자 외항아리,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한 별도 제작 백자 뚜껑을 90여 년 만에 다시 모아 전시한다.
국립고궁박물관이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과 함께하는 이번 전시는 오는 27일부터 9월 2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과 1층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을 개최한다. 또한 7월 26일과 8월 9일 특별전 연계 강연회를 개최하고, 초등학생 대상 체험 행사도 운영한다.
최신뉴스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dizz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