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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와 인터넷 기업들이 앞다투어 출시한 AI 스피커는 이제 일상생활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스피커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듯이 명령을 수행한다. 오늘 날씨를 알려주고, 음악을 추천해 주며, 전자제품을 제어 및 음식 주문까지 대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금융, 쇼핑, 의료까지 그 적용 분야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어, AI 스피커의 편의성은 점차 높아질 예정이다.
한편, 각 사의 AI 스피커에 빠지지 않는 것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능이다. 사용자가 AI 스피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 해줘” 또는 "심심해"라고 이야기하면, 각 사의 AI 스피커는 저마다 짧은 이야기를 한 자락씩 꺼내 놓는다. 재미있는 것은 제작 업체에 따라 AI 스피커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의 스타일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KT 기가지니는 “재미있는 이야기 해줘”라고 말하자, “부엉이가 저녁 늦게 라면을 먹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어떻게 되었게요? 얼굴이 부엉”, “정삼각형의 동생 이름은 무엇일까요? 정삼각” 등의 난센스 개그로 답했다.
네이버 클로바는 “말은 서서 잠 잘 수 있다고 해요”, “기린은 혀가 까맣다고 해요”와 같은 일반인이 잘 알지 못했던 의외의 상식을 이야기했다.
SKT 누구는 같은 질문에 “바나나가 웃으면 바나나킥입니다”라는 아재 개그를 선보였다.
각 사의 AI 스피커의 대답이 이렇게 다른 것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날씨와 같은 정답이 있는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재미있는 이야기’와 같이 정답이 없는 질문들에 대한 답변은 기획자가 한 땀 한 땀 공들여 입력한 문장 중 하나라고 한다.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와 같은 말에 AI 스피커가 내놓는 다양한 답변도 모두 마찬가지다. 각 사의 AI 스피커의 대답은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의 스타일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AI 스피커가 인공지능이 사고를 통해 답변하는 것이 아닌 맵핑된 답변을 들려주는 수준으로 정답을 찾을 수 있는 명령은 잘 처리하지만, 기타 명령에 대한 대응은 아직 초보적이다. 각 사에서는 아직 인공지능이 답변을 내놓기 힘든 예상 질문을 선택해 그에 대한 답변을 입력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