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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5월 5일인 ‘단오(端午)’는 일 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라 여겨지는 날로, 예로부터 설 못지않게 중요한 명절로 지내왔다. 단오는 태양신을 가장 가까이 접하게 되는 날이라고 해 ‘수릿날’이라고도 부른다.
사람들은 양기가 가장 왕성한 단오에 부적을 쓰면 잡귀를 물리치고, 집안의 액운도 모두 없앨 수 있다고 믿었다. 또, 귀신과 질병을 막기 위해 오색실로 만든 팔찌인 장명루나 옥 단추를 매기도 했다.
단오 즈음에는 비가 많이 오기 시작해 병이 유행하기 쉬웠다. 이 때문에 단오에는 강한 향기와 약효를 지닌 창포, 쑥 등의 약초를 이용한 다양한 액막이 풍습이 생겨났다. 여자들은 창포 삶은 물에 얼굴과 머리를 씻고, 궁궁이나 창포비녀를 머리에 꽂아 액을 물리치고 여름 더위를 먹지 않기를 기원했다.
단옷날이면 농가에서는 쑥, 익모초 등의 약초를 뜯어말렸다. 단옷날 아침 이슬이 맺힌 약쑥은 배앓이와 상처 치료, 산모의 약으로 좋다고 여겼으며, 태양의 기가 극에 달하는 단옷날 오시(午時, 오전 11시~오후 1시)에 뜯는 약초의 약효가 제일 좋다고 믿기도 했다. 또한, 단옷날 오시에 목욕하면 무병하다고 해 단오 물맞이와 모래찜을 하기도 했다.
단옷날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고운 옷을 꺼내 입고 그네를 뛰었고 씨름, 탈춤, 사자춤, 가면극 등을 즐겼다. 궁중에서는 신하들이 단오절을 축하하는 시를 지어 단오첩을 올리면, 임금은 공조와 지방에서 진상한 부채를 신하들에게 나누어줬다. 단오에 도장을 만들면 신수가 좋다고 해 모과나무나 대추나무로 도장을 만들기도 했다.
이외에 집안의 평안과 오곡의 풍년, 자손의 번창을 비는 단오 고사를 지냈고 마을마다 수호신에게 공동체 제의를 지내기도 했다. 조선 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강릉단오제가 대표적이다.
단오 절식으로는 수리취를 넣어 둥글게 절편을 만든 수리취떡과 쑥떡 ·망개떡 ·약초떡 ·밀가루지짐 등이 있으며, 제철을 맞은 앵두를 이용해 떡과 화채를 만들어 먹었다. 나뭇가지 사이에 돌을 끼어놓아 많은 열매가 열리기 비는 ‘대추나무 시집보내기’도 단오에 행해지던 풍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