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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뼈로 지혈, 곰피로 빨래’ 남도에서 전해지는 선조들의 지혜

기사입력 2018.05.16 11:29
  • 이미지=국립생물자원관
    ▲ 이미지=국립생물자원관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신안·진도·완도군 등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지역에서 구전으로 내려오는 전통지식을 조사했다. 그 결과 바닷가 생물자원을 활용한 전남 섬 지역의 전통지식 2,600여 건이 발굴됐다.

    남도에서는 오래전부터 ‘갑’이라 부르는 참갑오징어 뼈를 갈아 지혈제로 사용했다. 또, 미역과 비슷한 해조류인 ‘곰피’로 빨랫비누를 대신했다. 곰피는 계면활성제 역할을 하는 당, 지질 등의 천연 성분이 많아 비누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안군 도초·비금면, 진도군 도조·임회면, 완도군 보길·소안·청산면 등 해안지역에서는 벼멸구를 퇴치할 때 고래의 한 종인 상괭이의 기름을 사용했는데, 상괭이의 기름에는 살충 성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산후조리에 즐겨 먹던 미역국에 소고기 대신 넣어 먹은 생선 조피볼락은 양볼락과 어류로, 소고기보다 단백과 칼슘이 많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피볼락의 칼슘은 소고기보다 5배 정도 많다.

  • 순비기나무 /사진=국립생물자원관
    ▲ 순비기나무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이외에 남도 사람들은 두드러기 등 피부질환 치료를 위해 완도군과 진도군의 바닷가 모래땅에 자라는 순비기나무의 줄기와 잎을 삶은 물을 이용했다는 지식도 있다. 마편초과에 속하는 순비기나무는 폴리페놀, 타우린과 같은 항산화·항균 성분이 풍부하다. 선조 때 의학서인 ‘의림촬요(醫林撮要)’에도 순비기나무 열매인 만형자(蔓荊子)를 탈모 치료에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에 발굴한 전통지식 2,600여 건 중 80종의 동·식물과 관련된 생물자원 이용지식 174건을 수록한 자료집 ‘남도인의 삶에 깃든 생물이야기’를 발간했다. 구전 전통지식뿐만 아니라 생물의 사진, 일반적인 특징, 고문헌에 기록된 내용 등을 담은 ‘남도인의 삶에 깃든 생물이야기’는 국립생물자원관 누리집(www.nibr.go.kr) 생물다양성 이북(E-book) 코너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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