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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우리말] ‘부부’ 대신 ‘가시버시’ 쓸 때 조심해야 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7.11.13 13:30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가시버시’라는 말은 아내와 남편을 아울러 이르는 순우리말로 국어사전에는 ‘부부(夫婦)의 낮춤말’이라 소개되어 있다.

    ‘가시버시’의 ‘가시’는 아내를 뜻하며, ‘버시’는 남편을 뜻하는 ‘밧’과 접미사 ‘-이’가 합쳐져 변형된 말이다. 1938년 발간된 ‘조선어사전’에 ‘가시버시’는 부부를 뜻하는 ‘내외의 옛말’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면 ‘가시버시’라는 말을 꽤 오래전부터 사용했던 것을 알 수 있다.

    ‘가시버시’는 한자어인 ‘부부’를 대체할만한 우리말로 자주 소개되곤 하지만, 실제 ‘가시버시’라는 말을 사용할 때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가시버시’는 조선 시대에 최하층 신분인 노비가 상전에게 자기 부부를 말할 때 낮춰 부르거나, 상전이 노비 부부를 부를 때 사용했던 말이기 때문이다. ‘아내’를 뜻하는 ‘가시’가 ‘남편’을 뜻하는 ‘벗’보다 앞선 것도 모계혈통을 따르던 노비계층의 특수성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가시버시’라는 말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고, 각 단어가 품은 뜻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가시버시’가 쓰인 배경을 알고 난 후 이 말을 누구에게나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외래어 대신 순우리말을 찾아 사용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가시버시’처럼 그 속에 담겨있는 뜻은 물론 그 쓰임새까지 잘 알고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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