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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우리말] ‘깡패’와 ‘깡통’이 한통속인 이유

기사입력 2017.11.03 15:05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깡패’는 폭력을 쓰면서 행패를 부리고 못된 짓을 일삼는 무리를 일컫는 말이다. 깡패와 같은 존재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지만, ‘깡패’라는 말은 생긴 지 채 백 년이 되지 않았다. 1950년대 이후 문헌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깡패’는 6.25 전쟁 이후 생겨난 신조어다.

    ‘깡패’라는 말은 영어 갱(gang)과 한자 패(牌)가 결합해 만들어졌다. gang과 牌는 모두 ‘패거리’라는 뜻이다. 즉, 깡패는 발음만 다를 뿐 같은 뜻을 가진 서로 다른 영어와 한자가 합쳐진 동의중복어다.

    우리말에는 다양한 동의중복어가 있다. 뺨따귀, 목덜미, 사내놈처럼 같은 뜻의 고유어가 결합한 경우도 있고, 족발(足-), 속내(-內), 담장(-牆)처럼 같은 뜻의 우리말과 한자어를 결합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깡패’처럼 같은 뜻의 영어와 한자가 결합한 사례는 흔치 않다.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한자와 달리 영어가 우리말에 적극적으로 사용된 기간이 길지 않아서다. ‘깡패’ 외에 영어와 한자가 결합한 동의중복어로는 ‘깡통’이 있다. ‘깡통’은 영어 ‘캔(can)’과 한자 ‘통(筒)’이 결합한 단어다. can을 ‘캔’이 아닌 ‘깡’으로 발음하는 것은 can의 일본식 발음인 かん을 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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