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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전통을 살아 숨쉬게 하는 스토리가 있는 향토 음식 체험

  • 디지틀조선일보
기사입력 2017.10.17 11:10
  • 스위스에서는 최근 ‘향토 음식에 대한 전반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체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어 이를 소개한다.
  • 스위스의 전통을 살아 숨쉬게 하는 스토리가 있는 향토 음식 체험
    유라의 우유, 압생트 주조 체험
    “나의 아버지는 밀주제조자였죠. 나의 아버지, 프란시스 마탱(Francis Martin)은 마을 반대편 끝자락에 살았고, 마을 사람들 모두가 그 집을 알았죠.”

    스위스 서부, 유라(Jura) 지역의 라 발로트 마르탱(La Valote Martin) 압생트 주조가인 필립 마르탱(Philippe Martin)은 찡긋 윙크를 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1910년부터 2005년까지 거의 백년동안 금지된 압생트를 몇몇 바에서는 은밀히 하얀색 플라스틱 머그잔에 팔곤 했다. 2년 전, 필립은 직장을 그만두고 아버지의 양조장을 물려 받기로 결심했다.
  • 스위스의 전통을 살아 숨쉬게 하는 스토리가 있는 향토 음식 체험
    서구에서 ‘초록 요정(green fairy)’라고도 불렸던 압생트는 이 곳에서 ‘유라 우유(Jura milk)’로 불렸다. 웜우드(wormwood)라 불리는 유럽산 약쑥을 기본으로 최대 12가지 허브를 사용해 만드는 압생트를 필립과 함께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필립의 정원에서 웜우드 줄기를, 그 다음에는 꽃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는 것부터 체험은 시작된다. 필립은 다발채 거꾸로 매달아 말린 허브로 가득한 다락에서 직접 말린 허브를 양조장으로 갖고 내려와 잘게 잘라내는 작업을 보여 준다. 그리고 물과 술을 첨가해 압생트를 주조하는 과정을 함께 체험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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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레 지역 호밀빵 체험
    스위스 남부, 발레(Valais) 주의 작은 산골 마을, 지날(Zinal)은 발 다니비에르(Val d’Anniviers) 계곡에 위치해 있는데, 전통이 고스란히 이어져 오고 있는 마을로 유명하다. 지날과 옆 마을을 통틀어 부르는 지날 레카(Reka) 마을은 다섯 개의 4천미터급 알프스 봉우리를 감상하며 하이킹을 즐기기에 좋은데, 특히 베이크하우스(Bakehouse)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 곳에서는 발레 주의 빵 굽는 전통을 체험해 볼 수 있는데, 근처의 그리멘츠(Grimentz)에 있는 마을 공동 오븐에서 전통 호밀빵을 구워볼 수 있다. 제빵사가 반죽을 제공해 주고, 꼼꼼히 지도를 해 주어, 발레 주의 명물인 호밀빵을 전통적인 방식으로 재현해 볼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발레에서 수 세기 동안 농사지어 온 호밀은 이 산악 지역의 흙과 만나 최상의 맛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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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는 그리멘츠 마을 사람들이 빵을 구울 수 있는 것은 한 해에 단 네 번 뿐이었다고 한다. 마을 공동 오븐에 불을 지펴 각 가정이 순서대로 수개월 동안의 식량이 되어줄 빵을 구웠다고 한다. 이 체험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고 있는 제빵사 야니스 쇼벨(Yanis Chauvel)은 “빵 밑을 두드려 보아 속 빈 소리가 들린다면 완벽히 구워진 것이죠”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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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치노 전통 옥수수 제분 체험 
    돌집에서 왜 팝콘 냄새가 날까? 스위스의 이탈리아어권, 티치노(Ticino)에는 특별한 가루가 있다. 달콤한 맛과 실크같은 보드라운 질감을 가졌다. 온제르노네(Onsernone) 계곡, 베르겔레또(Vergeletto)의 맛있는 전통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파트타임 제분사 일라리오 가르바니(Ilario Garbani)와 함께 나서는 옥수수 가루 제분 체험이다. 옥수수 가루가 이 지역에 전파된 것은 19세기 초의 일이다.

    그 전에는 호밀이 주요 곡물이었다. 옥수수 가루가 처음 마을에 등장했을 때 마을의 제분소 여주인 눈지아 테리빌리니(Nunzia Terribilini)는 호밀가루를 제분했을 때처럼 장작불에 팬을 올려 옥수수를 볶기 시작했다. 3분의 1일 팝콘으로 변한 뒤에야 볶기를 멈췄고, 나머지 옥수수와 팝콘을 합해 제분을 했다. 이것이 바로 ‘좋은 가루’란 뜻을 가진 파리나 보나(farina bóna)의 기원이다. 1957년 여주인이 사망하고, 그 비밀도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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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60년 동안 제분소의 물레는 멈추어 있었다. 지금은 3년 전부터 옥수수 가루 제분을 시작한 일라리오 바르바니가 눈지아의 옛 제분소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옥수수 가루를 만들고 있다. 스위스에서 유일한 옥수수 제분사다.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그는 매주 화요일 참가자들을 데리고 옥수수 제분 체험에 나선다. “맛깔스러 보이는 옥수수 가루가 견사처럼 뿜어져 나오면 물레방아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죠. 그제서야 제분사는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다른 일을 볼 수 있답니다.”라고 말하는 일라리오에게 열정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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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덴제 어부와의 낚시 체험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베테랑 어부 롤프 마이어(Rolf Meier)는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작은 낚싯배에 올라 보덴제(Bodensee)로 나선다. 이른 새벽, 롤프의 낚싯배는 보덴제 아래쪽을 칭하는 운터제(Untersee) 호수의 부드러운 표면을 뚫고 힘차게 출발한다. 이 시간이라면 운터제에 단촐히 홀로일 가능성이 높다. 아직 어두운 호수에는 잠에서 깨어난 개구리들만 시끄럽게 울어댈 뿐이다. 동이 트면 그제서야 새들이 바쁘게 지저귀기 시작한다. 롤프 마이어와 함께 운터제로 낚시를 나설 수 있다. 그가 그물로 물고기를 낚는 동안 아침 내내 보덴제의 풍경을 고요하게, 하지만 생동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롤프 마이어는 일주일 중 5일 동안 보덴제 호숫가 마을, 에르마팅엔(Ermatingen)의 가족 레스토랑, 제가르텐(Seegarten)에서 쓸 물고기를 잡기 위해 낚시에 나서는 것이다. 저녁에 그물을 던지고 다음날 아침에 거둬들이는데,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0여 마리가 잡힌다고 한다. 물고기를 잡기 좋은 곳이 어디인지 잘 알게 되기까지 10년이 걸렸다는 롤프 마이어는 농어 외에는 대부분 송어가 잡히기 때문에 자신의 생계수단을 서슴없이 ‘송어’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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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뛰어난 맛을 자랑하는 물고기인 송어는 튀김, 훈제, 찜으로 요리해 먹는다. 물고기를 가지고 집에 돌아오면 셰프인 처제에게 낚은 물고기를 건네주기 전, 생선을 씻고, 포를 뜨는 등 세심히 손질을 한다. 참가자들은 그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구경할 수 있다. 그런 뒤, 이 체험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로, 레스토랑에서 직접 잡은 생선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이 레스토랑은 옛 에르마팅엔 어부들의 거주지인 슈타트(Staad)에 위치해 있어, 이 곳에서의 식사는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최상의 로컬 식재료를 사용해 신선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다녔지만 결국 그의 고향으로 돌아온 롤프 마이어와의 낚시 체험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자료제공: 스위스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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