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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열리지 않는 '전등사 은행나무'의 전설

기사입력 2017.09.20 11:27
  • 은행나무 / 사진=픽사베이
    ▲ 은행나무 / 사진=픽사베이

    강화군의 대표 문화재 전등사에는 수령이 600여 년 된 은행나무 두 그루(암나무, 수나무)가 있다.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서로 마주 보고 있어야 열매를 맺는데, 전등사의 은행나무는 꽃은 피어도 열매가 없다. 전등사의 은행나무는 왜 열매가 없을까?

    조선후기 강화도령 철종 임금 때의 일이었다. 불교 탄압의 구실을 찾던 조정은 전등사에 스무 가마니의 은행을 공출하라고 했다. 그러나, 전등사 은행나무는 열 가마밖에 열매를 맺지 않아 노승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고민 끝에 노승은 도술이 뛰어난 백련사의 추송 스님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며칠 후 전등사에 온 추송 스님은 '전등사 은행나무에서 은행이 두 배 더 열리게 하는 3일 기도를 드릴 것'이라는 소문을 냈고, 사람들은 호기심과 의아심에 전등사에 모여들었다.

    기도가 끝나는 마지막 날, 갑자기 추송 스님의 기도를 지켜보던 관리들의 눈이 얻어맞은 것처럼 퉁퉁 부어올랐다. 이어 기도를 끝낸 추송 스님은 "이제 두 그루의 은행나무에게서 은행이 열리지 않을 것이오"라고 말했다. 스님의 말이 끝나자 갑자기 먹구름이 전등사를 뒤덮더니 비가 무섭게 내렸고,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일제히 땅에 엎드렸다. 얼마 후 사람들이 고개를 들었을 땐 추송 스님과 노승, 동승 모두 사라졌다.

    이 사건을 두고 사람들은 보살이 전등사를 구하기 위해 세 명의 스님으로 변해 왔다고 믿었으며, 그때부터 전등사 은행나무는 열매를 맺지 않는다고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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