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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이상해'를 끝낸 이준이 작품 이야기와 인간 이준(29)에 대해 가감 없이 털어놨다.
이준이 연기한 까칠한 톱스타 안중희는 우연히 어린 시절 잃어버린 아버지 변한수(김영철 분) 가족을 만나지만 이들이 진짜 가족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휩싸인다. 또한 자신의 매니저인 변미영(정소민 분)과는 애틋한 사랑을 그리며 감정의 폭이 큰 캐릭터를 안정된 연기로 표현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흔들림 없이 제 길을 걸은 배우 이준은 오는 10월 24일 입대를 앞두고 있다. 다음은 이준과 나눈 인터뷰.
-'아버지가 이상해'를 마친 소감?
"굉장히 후련하고 잠을 많이 잘 수 있어서 좋다. 하루 10시간씩 자는 게 목표다. 많이 잘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장소 이동도 많고 촬영이 없는 날이 거의 없어서 많이 못 쉬었다."
-감정 연기가 많아서 힘들었겠다.
"대본이 처음 나왔을 때 잘 못 할 것 같아서 자신감이 사라졌다. 감정신은 하면서도 힘들었고 어려웠다. 김영철 선생님도 저랑 붙는 신이 제일 어려웠다더라. 둘이 붙는 신은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하루에 5~6신씩 눈물신이 있는데 눈물이 안 나와서도 힘들었다. 그때는 장난도 안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찍었다."
-이 작품에선 극을 이끌어가는 캐릭터였다. 게다가 시청률도 33.7%를 기록하는 등 화제성을 입증했다. 인기를 체감했나?
"다양한 연령층에서 사랑을 받았는 지 모르겠지만, 팬카페 회원수가 두 배로 뛰어서 그게 참 신기하다. 어제(8월 28일) 할머니가 집에 오셨는데 '너 때문에 내가 인기가 좋아졌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때는 좀 뿌듯했다." -
-이준이 생각하는 '아버지가 이상해'의 인기 비결은?
"작가님께서 글을 트렌디하게 써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가족극을 본 적이 없고, 드라마도 안 본다. 그래서 주말 가족극이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는지 모르지만, 한 기자분께서 '기존 가족극과 살짝 다른 느낌이 있었다'고 하더라. '그 부분이 젊은 층도 좋아할 수 있는 느낌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도 디테일을 잘 살리기도 했고 여러 부분들이 쌓여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발연기하는 신이다. 미영이를 좋아하고 있다고 자각하는 신인데 찍으면서 재밌었다. 편집본을 보고도 굉장히 좋았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OST보다 잔잔한 음악이 나오는 게 와닿더라. 그때 음악이 좋았다"
-안중희와 닮은 점과 다른 점은?
"안중희는 기자들한테 막 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 안중희는 너무 심하다.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것 빼고는 닮은 점은 없다. (기자들에게 큰소리치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진 않았나) 잘못한 게 있어야 속이 후련한 건데 저는 어떤 분과도 문제가 없었다. 기자들도 기사를 쓰려면 우리 드라마를 볼 텐데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하긴 했다." -
-그동안 연기력에 대한 호평은 꾸준히 있었다. 이번엔 연기 호평뿐만 아니라 작품 성적도 좋아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젊었을 때 도전해보는 건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장르를 따지지 않고 마음껏 한 후에 군대에 가고 싶었다. 그러고 보니 단막극부터 8부작, 12부작, 20부작, 30부작, 50부작까지 한 번씩 다 해본 것 같다. 상을 바라고 작품했던 적은 없지만,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 주변에서는 좋은 타이밍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 타이밍이 군대갈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더 하고 가도 될 나이이기도 하지 않나? (이준은 1988년생으로 올해 30살이다)
"더 하고 갈 수 있는 스케줄이긴 했다. 일도 일이지만 제 인생을 살고 쉬고 싶었다. 예능에 나오거나 화보를 찍고 갔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계셨지만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갈 생각이다. 20살부터 달려왔기 때문에 발전해서 사회에 다시 나오려면 숨 돌릴 시간을 갖고 놀다 가고 싶다."
-남은 시간은 어떻게 보낼 계획인지?
"딱히 정해진 건 없다. '그것이 알고 싶다' 보는 걸 좋아해서 시청할 것 같다. 드라마 찍으면서도 '그것이 알고 싶다'를 챙겨보기가 힘들어서 잠을 쪼개가면서 봤다. 이제는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잠도 많이 잘 수 있을 것 같고, 집에 있거나 동네를 돌아다닐 것 같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 장은경 기자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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