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로컬들에게 핫한 물가 스팟.

  • 디지틀조선일보
기사입력 2017.07.03 13:09
여름 공기가 스위스를 뒤덮으면 로컬들은 저녁 약속을 잡는다. 장소는 레스토랑이나 카페, 바가 아니다. 바로 풀장이다.
  • 여름 공기가 스위스를 뒤덮으면 로컬들은 저녁 약속을 잡는다. 장소는 레스토랑이나 카페, 바가 아니다. 바로 풀장이다. 스위스에는 호수와 강가를 따라 여름 시즌 동안만 한시적으로 오픈하는 야외 수영장이 곳곳에 있다. 낮 동안은 수영을 즐기며 시원한 음료와 함께 아름다운 도시의 풍경을 즐길 수 있어 로컬들이나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다.

    이 풀장들이 더욱 특별해지는 순간이 있다. 바로 해질녘이다. 해가 지고 나면 수영장은 힙한 바로 변신한다. 로컬들은 이런 곳들을 “바디 바(Badi-Bars)”라고 부른다. 칵테일이나 맥주 한 잔을 들고 콘서트, 낭독, 영화 관람 등을 즐길 수 있어 여름이 되면 로컬들 사이에 무척 인기다. 도심지를 벗어나 알프스로 여행을 떠나는 스위스 사람들은 하이킹을 즐기다가 산정 호수에 뛰어 들어 수영을 즐기기도 한다.

    단, 스위스의 호수나 강은 빙하가 녹은 물이기 때문에 수온이 생각보다 낮으므로, 입수 전 충분한 준비운동을 해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

    1. 취리히(Zurich)의 남성 전용 풀장, 리미니(Ri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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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미니는 취리히의 풀장으로 스위스 로컬들에게 가장 스위스에서 아름다운 노천 바로도 인정 받는다. 목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명소는 취리히 구시가지 한 복판, “샨첸그라벤(Schanzengraben)”이라 불리는 성곽 안쪽에 숨어 있다. 파라데플라츠(Paradeplatz)에서 걸어서 몇 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1864년부터 현재까지 남성전용으로 운영되는 야외수영장이 있다. 몇 년 전부터는 낮에는 남성들의 전용공간으로 운영되지만, 저녁이 되면 강가에 위치한 야외수영장이 야외 바로 변신한다. 물위에 떠 있는 목재 데크과 야외수영장이라는 독특한 셋팅 때문에 지중해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풍기기도 한다.

    리미니바는 비가 오지 않는 여름이면 매일 저녁 5시부터 자정까지 운영되고 있다. 다양한 음료와 스낵 외에도 수영장 이용자들이 직접 그릴에서 구운 각종 요리를 즐길 수 있기도 하다. 직접 그릴에서 요리를 하는 것은 매우 유쾌한 경험일 뿐 아니라 새로운 친구를 만나기도 하는 좋은 계기가 되어 준다. 최근에는 여러 종류의 피자도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취리히에서 가장 피자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나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리미니바에서는 가을이 되면 퐁듀요리를 메뉴판에 추가하고, 10월 한달 동안은 따뜻하게 난방이 되어 할머니의 포근한 품이 떠오르는 사랑스런 장식의 텐트가 설치되기도 한다.

    지난 몇 년 사이에는 문화 행사도 시도되었는데, 모두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된다. 영화의 밤, 예술 전시회, 황소타기, 테이블 풋볼 경기, 복싱경기, 음반발표회, 칠아웃나잇(Chillout-Night) 등을 비롯하여 스위스 전통 씨름인 슈빙엔(Schwingen) 경기도 성공리에 개최되었다. 최근 주목 받는 행사로는 월요일 저녁 열리는 장터로, 유용한 생활용품에서부터 명품 옷에 이르는 다양한 물건들이 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2. 취리히의 힙한 문화 공간, 제바드 엥에(Seebad E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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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바드 엥에는 호숫가에 위치한 풀장으로, 저녁에는 신선한 음료와 홈메이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낮에는 광합성과 수영을 원하는 이들로 가득찼다가, 저녁이 되면 퇴근 후 휴식과 모임을 위한 낭만적인 바로 변신한다. 밤 8시 이후에는 수영이 금지된다. 1960년대에 만들어진 이 풀장에서 음료와 함께 그릴에서 요리한 맛있는 안주도 맛볼 수 있다. 여름에는 저녁 낭독, 콘서트, 파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매일 문을 연다.

    3. 루체른(Luzern)의 호숫가 수영장, 제바드(Seeb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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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바드 풀장은 루체른 구시가지, 나시오날케(Nationalquai) 선착장에 맞닿아 있다. 밖에서 보기에 커다란 나무 상자같아 보이지만, 제바드의 독특한 매력은 근접한 팔라스 호텔과 견주어도 뒤쳐지지 않을 정도다. 이 수영장은 1884년에서 1885년 사이에 만들어졌는데, 그 이후로 수 차례 레노베이션되었다. 호수를 향해 두 개의 풀장이 만들어져 있고, 호수로 직접 향하는 통로도 만들어져 있다. 무엇보다 도심지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로컬들에게도 바쁜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수영을 즐기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술 한 잔 기울이며 식사를 하기에도 손색 없는 곳으로 인기를 누려왔다. 특히 노을을 즐기기 위해 로컬들이 많이 찾는데, 때로는 DJ 이벤트나 행사들이 개최되어 더 풍성한 저녁을 선사하고 있다. 루체른의 나시오날케 선착장에 위치한다.

    4. 베른(Bern)의 아레(Aare) 강 수영장, 마르칠리(Marzi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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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가 수영장은 마르칠리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바로 아레 강가에 위치해 있다. 로컬들이 하는대로 따라만 하면 된다. 입장료가 무료인 야외 수영장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뒤, 상류쪽을 향해 걸어 올라 간 뒤, 물살에 몸을 맡기고 둥실 둥실 떠내려 오다보면 다시 마르칠리에 도착하게 된다.

    5. 생갈렌(St. Gallen)의 아르 누보 양식의 수영장, 드라이린덴 프라이배더(Dreilinden Freibä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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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10년 생갈렌 도시 위쪽에 있는 드라이린덴에 세 개의 연못이 만들어졌다. 이 인공 연못들은 염색 작업과 슈타이나흐(Steinach) 계곡의 물레 방아, 소방 작업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오늘날 호수에는 아르 누보 양식으로 만들어진 수영장이 있는데,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 수영장으로 손꼽힌다. 뮐레그반(Mühleggbahn) 퓨니큘러로 쉽게 올라갈 수 있다.

    6. 체르마트(Zermatt) 다섯 개 산정 호숫길에서의 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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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테호른(Matterhorn)의 위엄한 봉우리가 크리스탈같이 맑은 산정 호수의 물결 위로 거울같이 반사되며 데깔꼬마니를 만들어 내는 풍경 속을 거닐다가 호수 속으로 뛰어들어 수영을 즐길 수 있다. 해발 2,571m에 위치한 블라우헤르드(Blauherd)에서 출발해 다섯 개의 아름다운 산정 호수를 지나 수넥가 파라다이스(Sunnegga paradise)까지 가는 2시간짜리 하이킹 코스에서 슈텔리 호수(Stellisee), 그린드예 호수(Grindjesee), 그륀 호수(Grünsee), 무스이예 호수(Moosjiesee), 그리고 라이 호수(Leisee) 호수를 만나게 되는데, 자그마한 물고기들도 서식하고 있을 정도로 맑은 호수에서 걷기로 더워진 몸을 식히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그륀 호수와 라이 호수는 스위스 로컬들이 가족 단위로 수영을 즐기는 산정 호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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