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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우리말] 흔하고 성질 급해 붙은 이름 ‘멸치’?!

기사입력 2017.12.0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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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야후이미지검색

    멸치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생선 중 하나로, 크기가 최대 15cm에 불과한 작은 어종이다.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멸치는 바다 생태계 먹이사슬에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어종으로, 바다에 서식하는 물고기 중 개체 수가 가장 많은 어종이기도 하다.

    뼈째 먹을 수 있는 훌륭한 칼슘 공급원이자, 단백질, 무기질 등의 영양소도 풍부한 멸치를 지금은 ‘신이 내린 완전식품’이라 부르지만, 한때 멸치는 너무 흔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멸치’라는 이름도 이런 사람들의 인식이 한껏 묻어나 있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 ‘멸치를 한자로 추어(鯫魚)라고 하며 그 속명을 멸어라고 하였다’고 적었다. 또, ‘너무 많이 잡힌다 해서 업신여길 멸(蔑)자를 써 ‘멸치(蔑致)’라 하였고, 멸치 성질이 급해서 물가에 나오면 바로 죽는다고 해서 멸할 멸(㓕)자를 써 ‘멸어(滅魚)’’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19세기에 편찬된 조재삼의 ‘송남잡지’에는 멸치 이름에 대한 또 다른 설이 담겨 있다. 멸치가 고려가 망할 때(滅麗, 멸려) 처음 잡힌 고기라고 ‘멸려치(滅麗治)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다. 하지만 송남잡지는 당시 민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모아 엮은 것으로 대개 황당한 이야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재삼의 ‘멸려치’는 경상도에서 멸치를 ‘미르치’, ‘메르치’, ‘메루치’ 등으로 발음하는 것에서 비롯된 말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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