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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년 전 국토 지킨 서양식 화포 '불랑기', 강화도서 발굴

기사입력 2017.04.26 10:50
  • 인천 강화군 양도면 건평돈대에서 출토된 '불랑기(佛狼機)' /사진=문화재청
    ▲ 인천 강화군 양도면 건평돈대에서 출토된 '불랑기(佛狼機)' /사진=문화재청
    인천 강화도에서 330여 년 전 조선 후기에 사용된 서양식 화포 '불랑기'가 출토됐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인천시 강화군 양도면에 위치한 건평돈대(인천시 기념물 제38호)에서 불랑기 모포 1문을 발굴했다고 25일 밝혔다. 돈대는 병자호란 이후 유사시 왕실의 안전을 책임지는 강화도의 방비를 위해 외적의 침입과 상륙을 저지할 목적으로 쌓은 군사시설이다. 강화도 해안 요충지에 48개를 쌓았고 이후 6개를 추가로 건설해 총 54개에 이른다.

    불랑기는 16세기 유럽에서 중국 명나라를 통해서 전해진 화포다. 포문으로 포탄과 화약을 장전하는 전통 화포와 달리 현대식 화포처럼 포 뒤에서 장전하는 후장식 화포로 빠른 속도로 연사가 가능한 것이 불랑기의 특징이다. 불랑기라는 이름은 당시 서양인을 통칭하는 프랑크의 음차(音借)다.

    지금까지 알려진 불랑기는 출토지가 불분명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번 건평돈대 불랑기는 실전 배치 장소에서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 또 포신에 남겨진 명문에 불랑기의 제작 기관, 감독 관리와 장인의 이름까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어 1680년(숙종 6년)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고, 제조 관청도 확인되어 조선의 무기사와 국방 체계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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