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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슈퍼보드 부터 포켓몬스터까지…' 1990년대 만화 영화 주제곡

기사입력 2017.03.16 17:36
옛날이나 지금이나 만화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다. 최근 만화영화는 3D 기법이나 고화질의 그래픽을 선보이며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지만, 90년대만 해도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친근한 이야기로 수많은 아이를 울고 웃게 했다. 하교 후 혹은 일요일 낮에 아이들을 TV 앞에 붙들어 놓았던 만화, 가사는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아도 들으면 옛 추억이 되살아나는 1990년대 만화 영화 주제가를 만나보자.
  • (위)날아라 슈퍼보드, (아래) 배추도사 무도사 / 만화영화 화 캡쳐
    ▲ (위)날아라 슈퍼보드, (아래) 배추도사 무도사 / 만화영화 화 캡쳐
    영심이(1990년)
  • ▲ 영심이 주제곡
    "보고싶고 듣고싶어
    다니고 싶고 만나고 싶어
    알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 영심이 영심이"


    '영심이'는 1990년에 만화책으로 출간되었으며, 그해 10월부터 12월까지 TV 만화로 방영되었다. 착하지만 엉뚱한 14살 중학생 소녀 영심이의 집과 학교생활을 중심으로 우정과 사랑을 재미있게 그려내,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후 2000년에는 영심이 우표가 발행되었으며, 영화 및 소설로도 출간, 2008년에는 뮤지컬로도 공연됐다. 그리고 주제곡도 인기가 있었지만 "하나면 하나지 둘이겠느냐 둘이면 둘이지 셋이겠느냐~"의 숫자송도 큰 인기를 끌었다.
  • 날아라 슈퍼보드(1990년)
  • ▲ 날아라 슈퍼보드 주제곡
    "치키치키차카차카초 치키치키차카차카초
    치키치키차카차카초치키치키차카차카초
    나쁜 짓을 하면은"


    90년대를 살았던 아이들이라면 '치키치키차카차카초~'라는 노래 주제가를 알 것이다. 이는 '날아라 슈퍼보드'의 주제가로 서유기 속 주인공인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가 삼장법사와 함께 요괴를 퇴치하는 여정을 그린 만화다. 유명 만화가 허영만 원작으로 1989년 만화 잡지에서 연재되었으며, 만화로는 1990년 처음 방영되어 1991년, 1992년, 1998년 등 꾸준히 방영되었다. 1992년 11월 29일에는 주간 시청률 42.8%를 기록한 바도 있다.
  • 배추도사 무도사의 옛날 옛적에(1990년)
  • ▲ 배추도사 무도사 주제곡
    "옛날하고 아주 먼 옛날
    호랑이 담배피고 놀던 시절에
    남에 번쩍 북에 번쩍
    배추도사 무도사"


    '배추도사 무도사의 옛날 옛적에'(이하 배추도사 무도사)는 한국의 전래동화를 각색해 만든 만화영화로, 배추도사와 무도사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1990년 1월부터 3월까지 TV에서 방영했으며, 당시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만화로 쉽게 접할 수 있어 인기가 많았다. 온화한 성격의 무도사와 까칠한 배추도사는 사사건건 부딪치지만 찰떡궁합을 자랑해 만화의 재미를 더했으며, 배추도사의 목소리는 배우 장나라의 아버지인 주호성씨가 열연했다고 알려져 후에 화제가 되었다. 전래동화를 중심으로 했던 것은 배추도사 무도사 외에도 은비까비의 옛날 옛적에가 있다.
  • 슈퍼 그랑죠(1991년)
  • ▲ 슈퍼 그랑죠 주제곡
    "그랑죠 그랑죠 마법으로 빛나는 그랑죠
    마법으로 변하는 그랑죠
    달나라에 미래 너에게만 달렸다
    번개전사 슈퍼 그랑죠 (그랑죠)"


    '슈퍼그랑죠'는 일본의 판타지 로봇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1989년 4월 방송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번개전사 그랑죠, 번개전사 슈퍼 그랑죠' 등으로 비디오가 먼저 출시돼 화제를 모았고 1991년 SBS에서 방영한 이후 더욱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주인공 민호가 큰 귀를 가진 구리구리라는 친구를 만나 길을 잃은 후 우연히 마법사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그 마법사 할머니는 민호가 마법동자라는 것을 알아채고 다른 마법 동자들과 함께 마왕 제국을 없애주길 바란다.
  • 피구왕 통키(1992년)
  • ▲ 피구왕 통키 주제곡

    "아침 해가 빛나는 끝이 없는 바닷가
    맑은 공기 마시며 자아 신나게 달려 보자
    너와 내가슴 속에 가득 품은 큰 꿈은
    세계 제일의 피구왕!"

    일본에서 1991년 10월 전파를 탄 '피구왕 통키'는 총 47화가 방영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92년 비디오로 먼저 선보였다. 이후 1992년 12월부터 1997년까지 총 4차례 방영되었다. 방영 당시 전국의 초등학교에서는 피구붐이 일어나 전국대회도 열렸으며 피구공을 던진 후 '불꽃슛'을 외치며 바닥에 불꽃마크를 그리는 놀이가 유행하기도 했다. 특히 피구왕 통키와, 슈퍼 그랑죠 등의 만화를 방영한 후 큰 인기를 끌면서 '만화 대국 SBS'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다.

  • 베르사이유의 장미(1993년)
  • ▲ 베르사이유의 장미 주제곡
    "바람 한 점 없어도 향기로운 꽃 가시 돋혀 피어나도 아름다운 꽃
    혼자 피어 있어도 외롭지 않은 세상 마냥 즐거움에 피는 꽃장미
    나는 장미로 태어난 오스칼 정열과 화려함 속에서 살다 갈꺼야"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1972년 만화 잡지에 실린 연재만화가 원작이며 1979년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만화는 프랑스 혁명 전후 시대가 배경으로, 남장여자라는 독특한 소재와 화려한 프랑스 배경으로 많은 여자아이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에는 1990년에 비디오로 먼저 출시가 되었으며, 이후 공중파에서 1993년 8월부터 약 3개월간 방영했다. 이후 1997년, 2000년, 2011년에 재방영을 했다. 남장 여자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주제곡은 아름답지만 외롭게 살아가는 오스칼의 상황을 적절히 표현해 심금을 울린다.
  • 축구왕 슛돌이(1993년)
  • ▲ 축구왕 슛돌이 주제곡
    "슛 볼은 나의친구 볼만 있으면 난 외롭지 않네
    슛~볼은 나의친구 승리의 볼을향해 꿈을날리자
    패스패스패스 내 꿈은 축구왕 세계에서 제일가는 스트라이커
    패스패스패스 힘차게 달려라 우리의 슛돌이 슛돌~이!"

    '축구왕 슛돌이'는 1991년 일본에서 방영되었던 축구 애니메이션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993년 처음 방영되었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한 것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1994년 대한민국 대표팀의 월드컵 예선 시기에 방영된 것이 영향을 주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이 만화의 이름을 딴 예능 '날아라 슛돌이'를 방영했으며 숱한 인기 만화 OST를 부른 김국환이 만화 주제가를 불러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 두치와 뿌꾸(1996년)
  • ▲ 두치와 뿌꾸 주제곡
    "한치 두치 세치 네치 뿌꾸빠뿌꾸빵~
    한치 두치 세치 네치 뿌꾸뿌꾸빵빵~
    달리는 두치 손내밀면~ 잡을 수 있고~
    어려울때 웃어주는~ 내친구 두치~(뿌꾸빠 뿌꾸빠 나두나두~)"


    김재원의 만화 '큐라큐라'를 바탕으로 만든 '두치와 뿌꾸'는 1996년에 TV 만화영화로 제작, 방영되었다. 평범한 가정인 두치네 집에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 미라, 늑대인간, 4명의 서양 괴물들이 얹혀살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렸으며, 얼핏 보면 악당 집단 같지만 착하고 순진한 반전의 캐릭터들이다. 악당으로 나오는 마빈 박사와 잘난체하며 주인을 거느리는 뿌꾸 역시 인기의 요인이었으며, 두치와 뿌꾸의 오프닝 곡은 반복되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당시 많은 아이가 따라불렀다.
  • 그레이트 다간(1996년)
  • ▲ 그레이트 다간 주제곡
    "태풍을 뚫고 저높은 하늘을 향해
    폭풍처럼 날아라 전설의 용사 다간~다간~
    별빛 찬란한 저우주를 내품에 안고
    이제 우린 멋지게 날아 오른다"

    1990년대 일본을 대표하는 로봇 애니메이션 용자 시리즈의 3번째 작품으로 일본에서는 '전설의 용자 다간'이라는 이름으로 1992년 방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하이퍼 다간'으로 비디오가 출시 됐으며 1996년에는 '그레이트 다간'으로 KBS에서 첫 방영을 했으며 '전설의 용사 다간'으로 재방영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3가지 더빙판이 존재했는데 제목과 성우가 달라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 달의 요정 세일러문(1997년)
  • ▲ 달의 요정 세일러문 주제곡
    "미안해 솔직하지 못한 내가 지금 이 순간이 꿈이라면
    살며시 너에게로 다가가 모든걸 고백할텐데
    전화도 할 수 없는 밤이 오면 자꾸만 설레이는 내 마음
    동화속 마법의 세계로 손짓하는 저 달빛"

    1991년 일본의 만화잡지에 연재되었으며 '소년전사 세일러문'이라는 제목으로 1992년부터 1997년까지 200화를 방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달의 요정 세일러문'이라는 이름으로 1997년 첫 방영을 했으나 만화 사전심의 과정에서 선정적이고 어린이의 정서에 맞지 않는 이유로 방송불가 판정을 받아 3기(S)를 끝으로 1997년 9월 조기 종영을 했다. 이후 종영 반대 운동으로 인해 1997년 12월 3기(S) 중반부 에피소드부터 재방영했다.
  • 포켓몬스터(1999년)
  • ▲ 포켓몬스터 주제곡
    "피카츄 라이츄 파이리 꼬부기 버터플 야도란 피존트 또가스
    서로생긴 모습은 달라도 우리는 모두친구 마자용
    산에서 들에서 때리고 뒹굴고 사막에서 정글에서  울다가 웃다가
    서로 만나기 까지 힘들었어도 우리는 모두 친구 피카피카"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게임 '포켓몬GO'의 시초가 된 포켓몬스터는, 1996년 닌텐도에서 제작한 게임 시리즈가 원작이다. 당시 게임의 선풍적인 인기를 업고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으며, 1997년 일본에서 첫 방영 이후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포켓몬스터 38화(전뇌전사 폴리곤)를 시청하던 일본 어린이 635명이 간질 발작 증세를 보이는 일도 발생해 '많은 사람에게 발작을 일으킨 프로그램'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후 우리나라에서 1999년에 TV에서 첫 방영했으며, 최고 시청률 41.4%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포켓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인 '피카츄 라이츄 파이리 꼬부기~'는 모든 아이가 외워서 부를 만큼 유명한 만화의 엔딩 곡이며, 이 외에도 '자 이제 시작이야 내 꿈을 위한 여행 피카츄~'라고 시작되는 오프닝 곡도 큰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는 만화영화의 전성기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만화영화들이 방영되었다. 특히 일본 만화 영화가 중심이던 70~80년대와는 다르게 한국에서 제작한 만화영화가 강세를 이뤘다. 앞에 언급한 11건의 만화영화 외에도 1992년 거북이 특공대, 1993년 시간탐험대, 1993년 쾌걸 조로, 1994년 쥐라기 월드컵, 1996년 웨딩피치, 1996년 천사소녀 네티, 1996년 꾸러기 수비대, 1999년 카드캡터 체리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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