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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vs. 영화] 미녀와 야수

기사입력 2017.02.22 19:57
  • 오래전부터 유럽에서 전해져 온 이야기인 ‘미녀와 야수’는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로맨틱 고전으로, 수 세기에 걸쳐 다양한 버전의 책과 영화로 제작됐다.

    지금까지 제작된 ‘미녀와 야수’는 대부분 1756년 출판된 잔 마리 르 프랭스 드 보몽 부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보몽 부인의 작품은 '미녀와 야수'의 오리지널 원작이 아니다. 최초로 소설화된 '미녀와 야수'는 1740년에 출판된 마담 드 뵐뇌브의 소설이고, 보몽 부인의 작품은 이 소설을 10장 남짓한 분량으로 요약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2014년 제작된 프랑스 영화 ‘미녀와 야수’는 마담 드 뵐뇌브의 오리지널 원작을 실사화한 최초의 영화라는 점에서 다른 동명의 작품들과는 차별성을 갖는다.

  • 영화 ‘미녀와 야수’는 프랑스 국민 배우 뱅상 카셀과 레아 세이두의 하모니를 통해 역대 최고로 섹시한 미녀와 야수를 선보인다. ‘미녀와 야수’를 아이들을 위한 동화쯤으로 생각한 사람들에게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관능적인 영화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버전의 이야기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로 칸 영화제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여배우인 레아 세이두의 아름다운 모습은 동화 속 미녀 벨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며, 뱅상 카셀은 거친 야성미와 카리스마로 그만의 야수 캐릭터를 완성했다.

    또, 어떤 영화에도 뒤지지 않는 빼어난 영상미 역시 이 영화의 자랑이다. 4천만 유로에 달하는 총 제작비와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삼총사 3D’,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 등 할리우드 판타지 블록버스터를 만든 제작진이 참여한 영화는 마법 같은 CG와 연출력으로 웅장한 스케일의 환상 세계를 현실처럼 보여준다.

    영화가 보여주는 독특하고 감각적인 영상은 역대 가장 유명한 ‘미녀와 야수’인 1991년 작 디즈니 애니메이션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말하는 찻잔과 시계, 촛대의 자리는 슈렉 고양이만큼 귀엽고 앙증맞은 ‘타둠’이 대신하고, 안개에 쌓인 야수의 성과 영지는 애니메이션 이상으로 환상적이다. 

  • 영화 '미녀와야수' 스틸컷
    ▲ 영화 '미녀와야수' 스틸컷
    영화는 개봉에 앞서 무비 스토리 북으로도 출간되었다. 책은 감독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마담 드 뵐뇌브의 원작을 재해석한 시나리오를 다시 글로 옮긴 것인데, 영화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금세 읽을 수 있는 가벼운 분량과 미묘한 감정이 사라진 단순한 문장이 책을 소설보다는 동화에 가깝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영상만으로는 정확하게 알 수 없었던 인물들의 감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책에서 그 이상의 것은 보이지 않는다.

    이 작품은 굳이 영화와 책을 모두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익히 알고 있는 ‘미녀와 야수’에는 없는 야수의 숨겨진 비밀만 궁금하다면 책을 확인하는 것이 간단하겠지만, 이왕이면 전혀 색다른 느낌을 전해주는 영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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