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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에게 사이즈를 물어보면 많은 이들이 55, 66, 77 등으로 대답한다. 하지만 55, 66, 77이 정확히 어떤 치수인지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과연 이 치수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그 기준은 무엇일까?
55, 66 등은 한국기술표준원의 전신인 한국공업진흥청이 1981년에 만든 의류 제품 기준 치수의 호칭이다.
한국공업진흥청은 1979년 전국 1,700여 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한 신체검사를 통해 표준 사이즈를 집계했다. 이때 산출된 20대 한국 성인 여성의 평균 키가 155cm, 가슴둘레가 85cm였는데, 한국공업진흥청은 이 두 치수의 끝자리 숫자를 따서 표준 사이즈인 ‘55’를 만든 것이다. 44, 66, 77, 88은 표준 사이즈인 55에 키 5cm, 가슴둘레 3cm를 순차적으로 가감한 치수로, 44사이즈는 키 150cm, 가슴둘레 82cm, 66사이즈는 키 160cm, 가슴둘레 88cm가 된다.
약 20년 동안 이 사이즈 구분법은 여성복 사이즈의 기준으로 강제 사용되었지만, 한국인의 표준 체형이 달라짐에 따라 한국기술표준원은 1999년 사용을 폐지했다. 현재 한국기술표준원은 ‘KS의류치수규격’을 통해 ‘가슴둘레, 엉덩이 둘레, 키’를 이용한 사이즈 표시를 권고하고 있다.
한편, 요즘 많이 눈에 띄는 ‘프리(Free)사이즈’ 역시 정식 치수 표기법이 아니다. 신축성 좋은 소재로 만들어져 사이즈에 상관없이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옷도 있긴 하지만, 프리사이즈로 표기된 옷은 대부분 가장 많이 판매되는 단일 사이즈에 맞춰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프리사이즈가 ‘원(One)사이즈’로 대체되어야 하며, 그 기준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프리사이즈는 모자, 양말과 같이 성별이나 체형, 나이에 상관없는 제품의 치수를 생산자가 편의상 부르던 것에서 생겨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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