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1월 읽을만한 책] 그리스 신화, 내 마음의 12별

기사입력 2017.01.15 00:01
이주향 저 | 살림
  • 이 책은 ‘책이 술술 읽힌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책이다. 어렵고 복잡하게만 느껴졌던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이야기가 종횡무진(縱橫無盡)하는 저자의 글 춤 솜씨 덕분에 독자들의 눈과 귀를 순식간에 사로잡기 때문이다.

    그리스 신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읽기가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이던가. 수많은 신들의 이름과 그들의 복잡한 가족관계가 읽는 사람들의 머리를 쥐나게 만든다. 각각의 신에게 부여된 ‘~신’이라는 명칭과 그것이 상징하는 의미도 보면 볼수록 헷갈리기 일쑤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 신화를 읽다가 지치게 되는 이유도 이런 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리스 신화가 다양한 신들의 이름을 내세우고 있어 어지럽게 보이지만 사실은 호모사피엔스 종(種)의 본능적 성정(性情)이 빚어내는 갖가지 인간 군상들의 또 다른 자화상에 지나지 않음을 참으로 그럴듯하게 그리고 멋들어지게 풀어내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귀에 익숙한 속어나 대중가요 가사들인,‘들이대다, 뒤끝 작렬,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바람, 사랑이 외로운 건 운명을 걸기 때문, 총 맞은 것처럼 심장이 아파본 적이, 사랑했어요 그땐 몰랐지만...’이라는 표현들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능수능란하게 사용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우리 자신들이야말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표상인 분노, 복수, 질투, 욕망, 사랑, 지혜, 모성, 권력의 모사품들에 지나지 않는 존재임을 스스로 깨닫고 쓴 웃음을 짓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 추천자: 허남결(동국대 윤리문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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