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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vs. 영화] 올드보이

기사입력 2016.12.29 15:19
  • 파격적인 소재와 반전으로 2003년 영화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영화 ‘올드보이’는 지금까지 한국 영화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 아내와 어린 딸을 가진 평범한 샐러리맨 ‘오대수(최민식 분)’는 어느 날 정체 모를 이들에게 납치되어 사설 감금방에 갇히게 된다. 누가, 왜 자신을 가뒀는지 알지 못한 채 15년을 8평 남짓한 감금방에 갇혀 지낸 그는 또다시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자신이 납치당했던 장소에 풀려난다.

    오대수는 감금방에서 15년간 먹었던 중국집 군만두를 힌트 삼아 자신이 갇혀있던 감금방을 찾아내고, 자신을 가둔 장본인인 이우진(유지태 분)과 첫 대면을 하게 된다. 복수심으로 들끓는 대수에게 우진은 뜻밖의 제안을 하는데, 자신이 가둔 이유를 5일 안에 밝혀내면 스스로 죽어주겠다는 것. 도대체 이우진은 누구이며, 이우진이 오대수를 15년 동안 감금한, 아니 15년 만에 풀어준 이유는 무엇일까?

    산 낙지를 통째로 씹어먹는 장면으로 외국인들을 경악하게 한 영화는 그에 못지않은 파격적인 결말을 보여준다. 미로같이 촘촘한 복선과 암시, 그리고 박찬욱 감독 특유의 미장센이 돋보이는 영화는 다양한 방면에서 충격을 선사했고, 한국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영화 '올드보이' 스틸컷
    ▲ 영화 '올드보이' 스틸컷
    영화 ‘올드보이’의 원작은 동명의 일본 만화 ‘올드보이(オールド・ボーイ)’다. 전 8권인 만화는 영화와 닮은 듯 다른 모습이다. 주인공 ‘고지마’가 이유 없이 사설 감금방에 갇혀 10년의 세월을 보내게 되고, 자신을 감금한 범인 ‘카키누마’를 만나 자신을 가둔 이유를 밝히기 위한 게임 아닌 게임을 벌인다는 점에서 만화는 영화와 닮아있지만, 그 외의 부분에서 만화는 영화와 달리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만화는 영화와는 다른 결말로 독자를 경악시키는데, 그 이유는 영화와 달리 범죄의 동기를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만화 속 카키누마가 밝힌 범죄의 이유는 ‘어린 시절 음악 시간에 자신의 노래를 듣고 흘린 고지마의 눈물’이다. 누구도 반기지 않는 왕따 소년이 자신에 대한 동정과 이해로 해석한 이 눈물은 매우 감상적이긴 하지만, 이로 인해 고지마를 10년이나 가둬뒀다는 것은 그저 허무할 뿐이다.

    영화가 명작으로 불리는 만큼 원작 만화를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지만, ‘청출어람’이라는 고사성어를 떠올리게 하는 ‘올드보이’. 원작에 없는 새로운 이야기를 끌어낸 박찬욱 감독의 솜씨를 감탄하기 위함이 아니라면, 굳이 원작을 찾아보는 수고는 필요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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