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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좋기로는 청어요, 많이 먹기로는 명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명태’는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어 온 생선이다.
12월에서 1월이 제철인 명태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겨울철 부족한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명태에는 성장과 생식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 비타민A, 칼슘 등은 물론, 두뇌발달, 시력 보호, 주름 방지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나이아신, 레티놀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흔히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생선이라 불리는 명태는 살은 물론 머리, 껍질, 내장까지 모두 이용할 만큼 먹는 방법이 다양하다. 명태는 다양한 조리법만큼 이름도 많은데, 가공법이나 잡는 시기 등에 따라 달리 부르는 별칭이 수십 가지가 넘는다. -
다양한 이름으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는 ‘명태’지만, 명태의 이름에 관한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학자들은 명태의 이름이 조선 후기에 붙여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그 이전에는 대구과 물고기인 명태를 대구와 특별히 구분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명태가 공식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효종 3년(1652년) 승정원일기로 ‘강원도 지방에서 진상하는 대구 알젓에 명태 알이 섞여 있어 해당 관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명태’라는 이름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고종 때 영의정을 지낸 이유원이 쓴 ‘임하필기(林下筆記, 1871년)’의 “함경도 명천(明川)에 사는 태(太) 씨 성을 가진 어부가 물고기를 잡았는데, 이름을 알 수 없어 명천의 '명'과 어부의 성을 따 '명태'라 했다”는 설이 가장 많이 알려졌다.
명태의 수많은 이름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생태’, ‘동태’, ‘황태’, ‘북어’, ‘코다리’, ‘노가리’ 정도다. ‘생태’는 갓 잡아 싱싱한 상태의 명태, ‘동태’는 꽁꽁 얼린 명태다. ‘황태’는 눈밭 덕장에서 얼렸다 녹이기를 반복하며 노랗게 말린 명태고, ‘북어’는 바닷바람에 바싹 말린 명태, ‘코다리’는 내장과 아가미를 빼고 코에 꿰어 반건조한 명태를 말한다. 술안주로 많이 먹는 ‘노가리’는 새끼 명태를 바싹 말린 것이다. -
명태는 한때 산처럼 쌓일 정도로 많이 잡힌다고 해서 ‘산태(山太)’라고 불렸던 생선이지만, 요즘은 근해에서 거의 잡히지 않아 가격이 금처럼 비싸다고 해서 ‘금태(金太)’라고 불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해양심층수산자원센터가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 양식에 성공했다고 하니, 머지않아 명태를 다시 산태라 부를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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