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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vs. 영화] 헝거게임

기사입력 2016.11.10 13:34
  • 2008년 9월 출간된 수잔 콜린스의 소설 ‘헝거게임’은 10대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며 전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으로, 2009년과 2010년에 후속작인 ‘캣칭파이어’와 ‘모킹제이’를 출간하며 헝거게임 3부작 시리즈를 완성했다. 세계 52개국에 번역 출간되어 총 8,000만 부가 넘게 판매된 헝거게임 시리즈는 ‘뉴욕타임스, 타임, 피플, 퍼블리셔스위클리 선정 최고의 책’, ‘3년 연속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베스트셀러 1위’, ‘빌 게이츠가 꼽은 내 인생 최고의 책’ 등의 타이틀을 거머쥐며 흥행 가도를 달려왔다.

  • ‘헝거게임’의 배경은 폐허가 된 북미대륙에 건설된 가상의 미래 국가 ‘판엠’이다. 판엠은 부와 명예가 집중된 수도 캐피톨이 13개의 식민 구역을 공포정치로 다스리는 독재 국가로, 지배층은 13구역의 반란 이후 체제 유지의 방편으로 헝거게임을 도입했다. 헝거게임은 매년 12개의 식민구역에서 십대 소년소녀 한 쌍을 추첨 선발해, 단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서로 죽고 죽이게 하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소설은 동생을 대신해 헝거게임에 자진 참가한 캣니스가 혁명의 상징이 되어 반란의 중심에 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소설은 영어덜트 장르에 걸맞게 판타지와 로맨스를 섞어 재미를 한껏 끌어올린 한편,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점을 심도 있게 풍자해 유명작가와 언론에 극찬을 받았다. 실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기를 강요하는 헝거게임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요구되는 무한경쟁을, 모든 과정이 24시간 리얼리티 TV쇼로 생중계되는 이 잔혹한 게임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미디어에 휘둘리는 대중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헝거게임 시리즈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총 4편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각 편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하는 영화 시리즈는 총 340만이 넘는 관객 수를 기록하는 등 소설 못지않은 성공을 거머쥐었다.

  • 영화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 스틸컷
    ▲ 영화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 스틸컷
    시리즈의 첫 편인 소설 ‘헝거게임’과 영화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을 비교하자면 소설이 영화보다 조금 더 우세하다. 이야기의 포문을 여는 만큼 판엠 사회와 헝거게임의 배경, 인물관계, 감정 변화 등을 세세하게 전달하는 소설에 비교하자면 영화는 다소 엉성해 보이기 때문이다.

  • 영화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 스틸컷
    ▲ 영화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 스틸컷
    하지만 두 번째 시리즈인 소설 ‘캣칭파이어’와 영화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는 영화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영화는 전편보다 훨씬 화려해진 영상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시리즈 최고의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영화가 미처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를 속속들이 담아내는 소설도 영화 못지않게 재미있지만, 우승자 마을에서의 삶을 다룬 초반은 다소 지루하다.

  • 영화 '헝거게임: 모킹제이' 스틸컷
    ▲ 영화 '헝거게임: 모킹제이' 스틸컷
    시리즈 마지막 편인 소설 ‘모킹제이’는 영화 ‘헝거게임: 모킹제이’와 ‘헝거게임: 더 파이널’ 2편으로 제작되었다. 시리즈의 결말을 담은 만큼 모킹제이는 세 편의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이들이 기다렸지만, 역설적이게도 가장 지루하다는 평을 받았다. 경기장 밖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헝거게임인 반란이 경기장 안의 헝거게임만큼 스펙타클하지 않고, 메시지는 전작보다 한층 철학적이고 심오해졌기 때문이다.

    이편에서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원작과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나뉠 것 같다. 영화는 두 편으로 나눠 제작되었음에도 소설보다 덜 지루하다. 하지만 영화는 소설의 정교한 결말을 모두 담아내진 못했다. 반란의 결과와 피타와 게일 사이를 오고 가던 캣니스가 어디에 정착할지만 알면 된다면 영화를 추천한다. 화려했던 헝거게임 시리즈의 대장정을 제대로 마무리하고 싶다면, 조금 어렵더라도 소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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