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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은 얕게, 개구리는 깊게! 우리가 몰랐던 겨울잠의 신비

기사입력 2017.12.0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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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야후이미지검색
    곰, 다람쥐, 고슴도치, 뱀, 개구리, 자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겨울잠이다.

    많은 동물이 춥고 먹이가 부족한 겨울을 나기 위해 겨울잠을 잔다. 하지만 모든 동물이 같은 방식으로 겨울잠을 자는 것은 아니다. 동물들의 겨울잠 능력은 종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개구리나 뱀 같은 변온동물은 겨울이 되면 물이나 땅속 깊은 곳에서 죽은 듯이 깊은 겨울잠을 잔다. 특히 개구리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혈액 속에 대량으로 비축해 둔 포도당을 이용해 체액을 부동액 같은 성분으로 변화시켜 얼어 죽는 것을 방지하고, 심장박동과 호흡을 거의 멈춰 대사활동이 최소화된 반 뇌사 상태로 겨울잠을 잔다.

    곰, 다람쥐 같은 항온동물은 변온동물과 달리 얕은 겨울잠을 잔다. 항온동물의 겨울잠은 먹이가 부족한 겨울 동안 에너지 소모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먹이가 풍부한 환경에서는 겨울잠을 자지 않으며, 겨울잠을 자는 중간중간 일어나 먹이를 먹거나 배설을 하는 등 활동을 하기도 한다.

    곰은 겨울잠을 잘 때 체온이 30도 이하로 떨어진다. 분당 심장 박동수는 55회에서 9회로 느려져 대사율이 최소화된다. 다람쥐나 박쥐와 같은 소형 포유류는 날씨가 추워지면 체온을 서서히 3도 이하로 낮춘다. 혈액을 어는 점 이하의 온도에서도 얼지 않는 과냉각 상태로 만듦으로써 동사를 방지하는 것이다. 다람쥐의 심장 박동수는 평소 1분에 150회 정도지만, 겨울잠을 잘 때는 1분에 5회 정도로 떨어진다.

    이 외에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5~10일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깨어 체온을 올리는 ‘각성’을 통해 근육과 뼈를 보호한다. 각성 상태가 되면 근육조직을 보호하는 열충격단백질(HSP)이 평소보다 50% 이상 늘어나 뼈와 근육의 쇠퇴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각성은 면역시스템을 가동해 겨울잠을 자는 동안 침투한 바이러스와 병원균을 물리치는 역할도 한다.

    과학자들은 사람 역시 유전자적으로 겨울잠을 잘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다만 사람이 겨울잠을 자지 않는 것은 겨울잠을 자기 위해 필수적인 아데노신 같은 물질이 대량생산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3년 도메니코 투폰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교수팀은 겨울잠을 자지 않는 쥐에게 특정 물질을 주입해 겨울잠을 자게 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과학자들은 미래에 사람이 겨울잠을 잘 수 있게 하는 기술도 개발될 것이며, 사람의 겨울잠을 장거리 우주여행, 저체온 수술, 장기이식, 다이어트, 수명 연장 등 다양한 분야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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