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11월 읽을만한 책]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기사입력 2016.11.06 02:00
장석주 저 | 문학세계사
  • ‘단순하게 살라’고 권유하는 목소리가 높다. 복잡하고 바쁜 삶을 사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마음을 끌려면 충분한 경험이 동반되어야 한다.

    더 큰 평수의 아파트, 더 좋은 차를 사려고 아등바등 돈 벌면서 남을 돕는데 인색했던 베이비붐 세대의 시인. 그는 서른 명이나 되는 직원을 거느렸던 출판사 사장으로 요란하게 살아봤던 장본인이다. 그가 시골살이 15년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토해내는 권유여서 귓등으로 날리기가 머뭇거려진다.

    번창하는 회사에서 늘어나는 매출에 취해 있다가 어느 순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그가 얻은 결론은 ‘작은 것을 추구하자’였다. 서울에서 안성으로 간 시인은 작은 집에서 최소한의 물건을 소유하고 적게 먹는 삶을 실천하며 산다. 몸과 마음이 물질에 매이지 않아야 인생과 그 본질적 가치에 집중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단다. 그동안 서른 권이 넘는 책을 썼고 건강도 좋아졌다. 무엇보다 삶에 관대해지고 생활은 활력으로 넘친다.

    시인은 “단순한 삶은 불편하다”고 솔직히 말한다. 하지만 평온하고 자족적임을 강조했다. 물질 뿐만 아니라 말도 아끼라고 권유하면서 “어떤 말은 타락으로 물들고 무의미한 소음으로 전락해 음모론의 매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저력있는 시인의 단순한 삶 한 모퉁이를 차지했을 독서의 저력이 갈피갈피에 숨어 있다. 여러 작가의 작품을 인용하거나 감상하는 눈길을 따라가다 보면 풍성한 교양이 덤으로 따라온다. 일독하면 ‘단순한 삶 속에 생의 전부를 깃들게 하라’는 시인의 권유를 뿌리치기 쉽지 않을 것이다.

    | 추천자: 이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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