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동 저 | 세미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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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을 하나의 둥근 고리로 생각했던 인디언의 속담이나 기도문은 부드러운 속삭임이다.
“대지를 잘 보살펴라. 그것은 네 선조가 물려주신 것이 아니라 네 후손이 네게 빌려준 것이다.” “너의 가죽신이 눈 위에 행복한 발자국을 남기기를, 그리고 무지개가 항상 너의 어깨에 닿기를.” “내 뒤에서 걷지 말라, 나는 그대를 이끌고 싶지 않다. 내 옆에서 걸으라, 우리가 하나가 되도록.” 전쟁의 선두에 서야 했던 인디언 추장들의 연설문은 준엄한 속삭임이다.
“백인 형제들은 자신의 것만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바깥에 있는 것, 자신의 소유가 아닌 것들을 사랑하는 법은 배우지 못한 것 같다. 인간이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슬레이와투스 족의 추장이었던 테스와노의 말이다.
인구가 1억 명에 달해 세계 인구의 20퍼센트를 차지했던 원주민들은 전쟁 기간 중 백인들의 총칼과 그들이 가져온 전염병으로 거의 궤멸되고 말았다. “나는 정착하고 싶지 않다. 대초원을 마음껏 떠돌아다니고 싶다.”키오와 족의 추장이었던 사탄타의 말이다.
전쟁 끝에 평화정책이라고 내놓은 인디언 보호 구역 지정. 그 구역이라 하는 것이 전체 국토의 2.3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북아메리카 보호 구역에 사는 인디언에게는 기초생활을 할 수 있는 보조금이 지급되는데, 그 정책은 오히려 일에 대한 의욕을 꺾어 단지 목숨만 연명할 뿐 그들은 하루하루 피폐해져 가고 있다. 과연 누가 누구를 보호하는 것일까? 이 책은 두 가지 속삭임을 적절하게 섞어 인디언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갖도록 도와준다.
| 추천자: 강옥순
- 편집= 김정아 jung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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