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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10월 26일, 메이저리그 소식 '과연 추장의 저주는 풀릴 것인가'

기사입력 2016.10.26 17:00
  • 사진제공: pixabay.com
    ▲ 사진제공: pixabay.com

    108년과 68년. 그리고 염소와 와후 추장의 대결.

    26일(한국 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6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 시리즈 시카고 컵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만남을 일컫는 표현이다. 시카고 컵스가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했던 것은 1908년이었고 클리블랜드 역시 마지막 우승이 1948년이었다. 그로부터 108년과 68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또 하나. 1945년 컵스의 홈구장인 리글리 필드에 '머피'라는 이름의 염소를 데려온 한 남성이 염소 냄새가 난다는 이류로 쫓겨나자 "이곳에서 다시는 월드 시리즈가 열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저주를 퍼부었고 그 저주는 지난해까지 계속되었다. 클리블랜드 또한 캐릭터인 와후추장에 대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면서 월드 시리즈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었다.

    108년 만의 우승과 68년 만의 우승을 위해, 그리고 염소의 저주와 와후 추장의 저주를 풀기 위해 시카고 컵스와 클리블랜드는 에이스를 전진 배치시켰다. 시카고 컵스의 존 레스터는 19승 5패로 팀 내 다승왕이자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 2위이고, 클리블랜드 코리 클루버는 18승 9패로 역시 팀 내 다승왕이자 아메리칸리그 다승 부문 3위에 올라있었다. 화끈한 타격전보다는 팽팽한 투수전이 예상된 이유였다.

    1회초 클루버는 시카고 컵스의 세 타자를 삼진 두 개와 내야 플라이로 가볍게 요리했다. 존 레스터 역시 클리블랜드 타자들을 삼진과 1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으며 그대로 2회로 넘어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프란시스코 린도어의 중전 안타에 이어 마이크 나폴리와 카를로스 산타나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더니 호세 라미레즈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브랜든 가이어에게는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추가점을 내주기까지 했다.

    코리 클루버는 6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켰다. 피안타 4개에 탈삼진도 9개나 잡아냈다. 반면 존 레스터는 1회에 2점을 내준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4회말 페레즈 로베르토에게 솔로포까지 맞았다. 시카고 컵스 타자들이 클루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한 데 비해서 클리블랜드 타자들은 존 레스터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승부의 추가 이미 기울어진 8회말에는 페레즈가 또다시 3점 홈런을 치면서 점수 차를 6점으로 벌려놓기도 했다.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보스턴을 3:0으로 꺾은 후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도 토론토를 4:1로 누르고 올라온 클리블랜드의 상승세는 무서웠다. 그에 비해 샌프란시스코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3승 1패, LA 다저스와의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4승 2패로 힘겨운 승부를 펼쳤던 시카고 컵스는 또다시 기복을 보이며 분위기마저 가라앉고 말았다. 염소의 저주보다 와후 추장의 저주를 풀어줄 열쇠가 더 가까이 있는 듯 보이는 이유다.

  • ▲ 2016 메이저리그 WS 1차전> 시카고컵스 vs 클리블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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