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10월 읽을만한 책] 그 산, 그 사람, 그 개

기사입력 2016.10.03 09:01
펑젠밍 저/박지민 역 | 펄북스
  • 바쁜 생활과 복잡한 관계에 지친 사람들에게 삶의 흐름을 생각하게 하는 단편소설집 '그 산, 그 사람, 그 개'. 중국 작가 펑젠밍이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발표한 작품 9편이 담겨있다.

    고향 후난성이 배경인 작품을 주로 발표하는 펑젠밍은 1983년에 '그 산, 그 사람, 그 개'를 통해 명성을 얻었다. 왕복 사흘이 걸리는 200리 산길을 다니며 우편배달을 하는 아버지가 수십 년 했던 일을 아들에게 물려준다. 한 달에 한 번 밖에 집에 갈 수 없는 고되고 외로운 길을 갈 아들이 안쓰럽고, 그런 아들에게 마음 주는 처녀를 보니 또 마음이 아리다. 산길을 함께 다닌 개가 곁을 떠나지 않자 호통을 쳐서 아들에게로 보내는 과정 과정이 눈물이다. 영화로 만들어져 몬트리올영화제, 인도국제영화제 등에서 호평 받았고 그의 작품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그 산, 그 사람, 그 개'는 도시화 과정에서 땅을 잃은 농민과 척박한 환경으로 내몰린 낙타의 모습을 아프게 그려냈다. '민초', '배움' 등 작품집에 실린 단편들은 아련한 농촌 풍경과 변화하는 농촌현실을 담고 있다. 환경은 바뀌더라도 면면히 내려온 생명과 아름다움을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순박한 사람들의 아픔과 삶을 담은 9편의 단편소설. 어느덧 가볍고, 빠르고, 복잡하고, 잔인한 이야기에 갇힌 우리들의 마음을 씻어 주리라 믿어 권한다. 웬만해서는 진짜 시골을 만나기 힘든 대한민국. 매일 매일 바쁘고,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번잡한 세상에 이제 인공지능까지 고개를 들이밀었다. 이럴 때 원시로 돌아가 느긋하게 생각하는 것도 해법을 부르는 길이리라.

    | 추천자: 이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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