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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사 2루에서 강정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필라델피아 배터리는 정면 승부를 피했다. 필라델피아가 3:2로 앞서고는 있었어도 안타 하나면 동점이거니와 홈런 한 방이면 역전까지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필라델피아로서는 최대한 신중하게 강정호를 상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강정호가 무모하게 나온 것도 아니었다. 어차피 심리적으로 몰려있는 쪽은 타자가 아니라 투수였다. 강정호로서는 스트라이크 존을 좁게 가져가다 자신이 원하는 공이 들어왔을 때만 방망이를 휘두르면 될 일이었다. 강정호가 상대해주지 않으니 피츠버그에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쓰리볼에 이르러서는 아예 포수가 일어서서 받았다. 강정호의 데뷔 첫 고의사구의 순간이었다.
이주의 선수상과 함께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이어왔던 피츠버그 강정호의 안타 행진에 제동이 걸렸지만 2개의 볼넷으로 8경기 연속 출루는 계속 이어졌다. 7회에도 볼넷을 얻어냈던 강정호는 1사 만루 상황에서 폭투로 홈을 밟아 시즌 38번째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피츠버그는 2:3으로 뒤지고 있던 9회초 대타 션 로드리게스의 역전포에 힘입어 필라델피아를 물리치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이대호가 결장한 시애틀은 LA 에인절스를 8:0으로 꺾고 7연승을 달렸다. 시애틀은 2013년 7월 8연승을 기록한 후 3년 만의 최다 연승을 달렸다. LA 에인절스 최지만은 8회말 대타로 출전했으나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볼티모어 김현수도 선발에서 빠졌다가 8회말 대타로 나와서 볼넷을 골라냈다. 볼티모어는 보스턴에게 6:3으로 승리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오승환을 내보내지 않고도 시카고 컵스에게 4:2로 승리했다.
- 김도광 unm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