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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9월 3일, 메이저리그 소식 '시즌 3패째를 떠안은 오승환'

기사입력 2016.09.03 18:00
  • 사진제공: pixabay.com
    ▲ 사진제공: pixabay.com

    시작부터 불길한 조짐이 보였다. 9회말 2:2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이 신시내티 선두 타자 잭 코자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게 원인이었다. 반드시 무실점으로 막아야 연장으로 승부를 이끌 수 있는 9회말 수비에서 무사에 주자 1루, 그것도 스트레이트 볼넷이라니 아무래도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음 타자 브랜든 필립스의 타구가 세인트루이스 우익수 스티븐 피스코티 바로 앞에서 떨어지는 짧은 안타가 나왔다. 피스코티가 무리해서 잡으려고 했다면 잡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1점 승부 상황에서 외야수의 무리한 플레이는 곧바로 실점과 연결될 수도 있을 터였다. 차라리 단타로 처리하고 오승환이 나머지 타자들을 범타로 막아내길 바라는 게 더 현명할 수 있었다.

    다음 타자는 지난 8월 3일 오승환에게 패배를 안겨주는 끝내기  3점 홈런을 쳤었던 아담 듀발이었다. 오승환으로서는 기껏 떨쳐냈던 그날의 악몽이 다시금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피해 갈 수도 없었다. 무사에 주자는 1루와 2루. 피한들 어디로 피한단 말인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정면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1B2S에서 오승환이 회심이 일구를 던졌으나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지 못 했다. 타석의 듀발 역시 삼진이라 생각하고 움찔했으나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억울할 수밖에 없는 오승환으로서도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일 뿐이었다. 그러나 오승환은 실망하지 않았다. 바깥쪽으로 빠지는 슬라이더로 듀발의 방망이를 이끌어내 비로소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아냈다.

    하지만 아직도 위기는 계속되고 있었다. 5번 타자 스캇 셰블러에게 우전 안타를 맞으면서 1사 만루로 이어졌다. 셰블러의 타구가 워낙 빨라 2루 주자 코자트가 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는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피스코티의 송구가 무척 정확하게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의 미트에 꽂혔으므로 홈에서 접전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1사 만루에서 6번 타자 에우제니오 수아레즈의 타구가 2루 방향으로 향했다. 유격수가 처리해주지 않을까 희망을 품어봤지만 타구는 전진 수비를 펼치고 있는 수비망을 뚫고 중견수 앞으로 굴러갔다. 오승환으로서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세 번째로 맛보는 패배의 순간이었다.

    경기 후 오승환은 "선두 타자부터 볼넷으로 출루시켜 안 좋은 상황을 만들었다. 이어 마지막 1아웃 2, 3루의 위기를 만든 것 자체가 잘못됐다. 위기 상황을 만들었기에 평범한 땅볼을 만들 수도 없었다"며 경기 결과에 대해 아쉬워했다.

  • 전날 3안타를 작렬시킨 시애틀 이대호는 2경기 연속 3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이대호는 2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를 친 후 마르테의 안타 때 홈을 밟았다. 타순이 한 바퀴 돌아 다시 2회에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이번에도 우전 안타로 3루 주자 길레르모 에레디아와 2루 주자 로빈슨 카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 9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현수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타율은 3할 1푼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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