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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할 거 같았던 아카시아 향은 흩어지고, 그 빈자리를 채운 건 푸릇한 여름의 향이었다. 어느 순간 다가온 따사로운 햇살에 이제는 색색의 꽃보다 푸른 자연이 더 눈에 들어오는 요즘이다. 배낭에 카메라 하나 들고 훌쩍 떠나기 좋은 날, 어딜 가야 멋진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을까 보니 경북 경주가 떠오른다. 낮과 밤이 모두 아름다운 경주에서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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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경주'하면 불국사와 석굴암만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한때 초, 중, 고등학교 현장학습 체험지로 꼽히던 경주에는 사실 숨은 관광지가 참 많다. 먼저 소개할 곳은 '보문단지의 보문정'. 보문정은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곳 11위로 사계절 각각의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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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정은 봄이면 꽃잎이 여름이면 나뭇잎 떠다니는 호수와 고즈넉한 정자가 제법 운치 있다. 요즘처럼 맑은 날, 푸른 하늘을 온몸 가득 머금고 있는 보문정 호수를 보고 있자면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다. 보문정은 야간에도 조명으로 분위기를 더해 가족들, 연인들과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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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만나볼 곳은 동그랗고 봉긋한 고분들이 인상적인 '대릉원'이다. 대릉원은 경주에서 가장 큰 신라의 고분군이다. 대릉원의 명당은 건장한 목련 나무가 고분과 고분 사이 중간쯤 우뚝 솟은 자리다. 사진 속 이곳이 바로 사진 찍으려고 줄 선다는 대릉원의 사진 명소. 해마다 목련꽃이 필 때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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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릉원은 경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좌석버스 10번, 700번, 일반버스 100-1번 버스를 타고 육부촌 앞 정류장이나 경주 화백컨벤션센터 앞 정류장에서 내리면 찾아가기 편하다. 경주역에서는 더 가깝다. 좌석 10번을 타고 육부촌앞 정류장이나 좌석 700번을 타고 경주 화백컨벤션센터 앞에서 하차하면 된다. 자동차로는 약 20분 정도로 훨씬 빠르고 편하게 방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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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명소들은 대부분 낮과 밤, 각각 다른 매력으로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대릉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첨성대'도 밤을 빛내는 경주의 관광지다. 역사책에서 자주 접했던 이 첨성대는 밤이면 주황빛 조명을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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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 근처 동궁과 월지(구. 안압지)도 여유롭고 한적하여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큰 연못이 있어 '안압지'라 불리던 곳이 신라 시대에는 '월지'라 불렸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통일신라 때 별궁 안에 만들어진 정원이었던 이곳은 군신들의 연회나 귀빈 접대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연못과 누각 주위를 야간 조명이 은은하게 밝혀주고 있어 경주의 밤을 빛내는 곳이라 볼 수 있다.
인생 사진이란 말을 들어 본 적 있는가. 한 사람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굉장히 잘 찍힌 사진을 일컫는다. 최근 맛집이며 분위기 좋은 카페, 아기자기 예쁜 디저트나 개성 있는 디자인 등을 보면 모두 눈으로 하는 감상보다 사진기를 들이대기 바쁘다.
이는 지방으로 여행을 가도 마찬가지. 여행지 곳곳 멋진 풍경을 배경 삼아 포즈를 취하기 바쁘다. 좋은 사진은 좋은 배경에서부터 비롯된다. 경주에서 만나 본 아름다운 명소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인생 사진을 남기고 오는 건 어떨까.
- 미디어취재팀 medi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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