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광 글/유기훈 그림 | 봄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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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좋아하는 신 선생님이 한 겨울에 지리산에서 찍은 가족사진 한 장을 보여준다. 사진 속 가족의 모습은 단란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산은 선생님과 가족에게 또 다른 가족인지도 모른다.
여름방학을 맞아 학교에서 주최한 ‘가족사랑캠프’에 참여한 가연이네 가족은 야간 추적활동을 하던 중 길을 잃는다. 얼굴만 마주하면 으르렁거리는 부모님, 맏이 가연이와 장애를 가진 가득이, 그리고 재치가 넘치는 가람이, 이렇게 다섯 명으로 이루어진 가연이네 가족은 사라진 산, 삼동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어려움 속에서 다투기도 하지만 두점박이 사슴벌레나 녹색 부전나비와 같은 멸종 위기 동물들도 만나고 사나운 늑대 앞에서 가족을 지키려고 한 마음이 되어 서로 돕는 가운데 까맣게 잊고 있었던 가족의 소중함을 몸으로 경험한다. 가족이 함께 처한 위기 속에서 흩어졌던 가족이 하나가 되는 마음속의 자연을 발견한 것이다. 길이 보이지 않으니 가족이 보인다고나 할까?
작가의 말처럼 강이나 산이 우리의 삶에서 사라지면서 끝내는 가족 같았던 생명들이 우리 곁을 떠나 버렸다. 가족 또한 마찬가지다. 가정이라는 공간에만 함께 있을 뿐 저마다의 바쁜 일상 속에서 각자의 섬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가족은 그 구성원 서로가 마음 놓고 찾아가 안길 수 있는 산이어야 한다. 자연은 다른 생명을 볼 수 있는 눈이 있는 사람에게만 다른 생명을 열어 보여주는 것 같다. 가족과 함께 야트막한 뒷산을 오르며 그 속에 숨 쉬는 뭍 생명들을 만나는 시간은 가족을 만나는 시간, 자연의 가족이 되는 시간이다.
| 추천자: 김영찬(서울 광성중학교 국어교사)
- 편집= 김정아 jung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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