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8월 읽을만한 책] 우리를 중독시키는 것들에 대하여

기사입력 2016.08.14 02:00
게리 S. 크로스, 로버트 N. 프록터 저/김승진 역 | 동녘
  • 문명사적인 관심에서 볼 때 19세기 말은 전 세계 인류의 감각적 쾌락의 세계를 근본적으로 바꾼 거대한 혁명이 시작된 시점이다.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의 발명을 통하여 우리는 감각을 증폭시키고 보존하고 휴대하여 오랫동안 광범위한 계층과 지역에 걸쳐서 쾌락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갖게 된 것이다.

    설탕, 초콜릿, 아이스크림, 냉동식품, 커피, 담배, 술 등 음식과 기호품 뿐 만 아니라, 음악, 영상, 사진, 그림 등 시청각 소비재, 그리고 롤러코스터와 놀이공원과 박람회 등 울타리가 쳐진 공간에까지 현대인은 일상에서 그토록 쾌락에 중독되어 있다. 그것은 병, 튜브, 캔, 컵, 그리고 사진기, 녹음기, MP3 플레이어와 스마트폰 등의 상자 모양의 용기의 발명과 대중화에 의하여 가능하였다.

    한 세기라는 그 짧은 기간에 우리는 감각적 쾌락을 즐기는 욕망을 촉발하고 아주 쉽고 빠르고 값싸게 그 욕망의 소비를 증폭시켜주는 신기술 즉 욕망과 욕구를 포장 혹은 휴대하는 기술의 발명과 그로 인한 포장된 쾌락을 즐기는 방식과 가치에 중독되어 버렸다. 현대인의 일상은 그러한 중독된 쾌락으로 가득 차게 된 것이다.

    그것은 기술발달로 인한 생산이 가져오는 자연적인 소비라거나 쾌락을 좇는 인간의 자연적인 욕망의 결과라고 간단히 말 할 것이 아니다. 저자들은 우리의 일상을 채우고 있는 쾌락을 포장하는 기술발달의 역사 뿐 만 아니라 그것을 확산시키고 일상화 시키는 세계시장 체제의 힘과 사회의 역사적 과정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 그래서 독자는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잠시 숨을 고르고 풍요와 발전과 현대성에 탐닉하고 중독된 자신을 성찰하고 현명한 삶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 왜 필요한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 추천자: 김광억(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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