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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의 첫 타석은 2루수 앞 땅볼이었다. 병살이 되지 않으려면 열심히 달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김현수는 내야 땅볼이라 해도 결코 설렁거리는 법이 없었다. 최선을 다해서 뛰었다. 타이밍상 아웃이라 해도 여러 가지 변동 요인이 있을 수 있기에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본인은 할 수 있는 힘을 다했다. 시즌 초반 여러 차례 얻어낸 내야 실책도 그렇게 얻어낸 결과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1루를 향해 달리던 김현수의 얼굴이 갑자기 일그러졌다. 그리고는 쩔뚝이면서 덕아웃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2회 수비부터 조이 리카르드로 변경됐다. 볼티모어 구단은 김현수가 오른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꼈다고 밝혔다. 볼티모어는 LA 에인절스를 4:2로 누르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보스턴에게 2경기 차 1위 자리를 지켰다.
경기 후 김현수는 "뛸 때부터 쿡쿡 찌르는듯한 고통을 느꼈다"면서 "트레이너에게 이야기해 경기에서 빠지는 게 좋겠다고 결정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전반기 성적에 대해서는 "무척 즐거웠지만, 전반기 막판 이렇게 다친 건 결코 기쁜 일이 아니다. 건강하게 그라운드로 돌아오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볼티모어 지역신문인 볼티모어 선은 11일(한국시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전반기를 1위로 마친 볼티모어가 그들의 가장 꾸준한 타자인 김현수를 잠시 잃을지도 모른다"면서 "김현수가 작년 한국에서도 비슷한 부위를 다친 적이 있고, 복귀까지 며칠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만약 김현수가 결장한다면, 리카르드와 레이몰드가 그 자리를 플래툰 시스템으로 채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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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낀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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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2일 트리플 A로 내려갔다 59일 만에 빅리그에 복귀했던 최지만은 이틀 연속 선발로 출전했다. 전날 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볼넷 두 개만 골랐던 최지만은 볼티모어 선발 투수 크리스 틸먼의 145km짜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익 선상 2루타를 만들어냈다. 지난 4월 24일 데뷔 첫 안타가 나온 지 78일 만의 안타이자 데뷔 첫 장타였다.미네소타와 홈경기를 치른 텍사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600볼넷을 돌파했다.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던 추신수는 3회 볼넷을 고른 뒤 5회에는 우전 안타로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고, 8회에도 볼넷을 얻어내면서 메이저리그 600번째 볼넷을 기록하게 됐다. 9회에도 볼넷을 골라 추신수의 기록은 601볼넷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텍사스는 리그 최하위 미네소타에게 5:15로 대패하면서 서부지구 2위 휴스턴에게 5.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세인트루이스 오승환은 5:1로 앞서던 9회초 마이크 리크와 조나단 브록스톤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전날 경기에서 3:1로 앞서던 9회초 홈런 두 방 등으로 대거 5점을 추가해 오승환의 등판을 막았던 세인트루이스는 이날에도 3:1로 앞서다 9회초 2점을 추가해 오승환이 세이브를 올릴 기회를 뺏어갔다. 세인트루이스는 강정호의 피츠버그에 반 경기 앞선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시카고 컵스와 묘한 악연이 계속되고 있는 피츠버그 강정호는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투수 마크 멜란슨 대신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5:5로 맞서던 경기는 8회초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적시타로 맷 시저가 홈을 밟음에 따라 컵스의 6:5 승리로 끝났다. 이날의 패배로 피츠버그는 세인트루이스에게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 자리를 내주고 반 경기 차 3위로 내려앉았다.
한편, 손바닥 통증을 호소했던 이대호는 휴식을 취했고, 시애틀은 캔자스시티에게 8:5로 승리했다. 시애틀은 텍사스와 휴스턴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 김도광 unm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