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7월 읽을만한 책]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대

기사입력 2016.07.10 02:00
에치오 만치니 저/조은지 역 | 안그라픽스
  • 우리는 이미 우리의 미래 세계가 풍요와 발전의 화려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안전이 보장되지 못하고 우리를 파괴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깊이 감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더욱 정치가와 정부기관에게 그 책임을 묻고 해결책을 내어놓을 것을 요구하는 시민정치를 다양하게 벌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해결은 이루어지지 않으며 우리는 결코 어떤 제도와 기술에도 만족한 답을 얻어내지 못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더 필요한가? 그것은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삶을 책임지고 주체적으로 해결할 의지와 실천의 능력이다. 빈곤, 낙후, 격차, 결핍, 부조리, 불공정, 위험, 부정과 불의, 불편, 비효율성, 소외 등등 우리 주변의 혹은 내가 속한 현실적 환경에 대하여 우리가 변화를 위한 설계를 하고 실천을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우리의 선택 사항이 아니라 이제는 해야만 하는 당위이다. 그 출발은 내 바깥에 있는 제도와 법규가 아니라 자신의 삶의 방식을 새로이 설계하는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과 주변의 조건과 환경을 디자인하는 능력과 아이디어를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다. 다만 그것을 구체화하는 기술의 훈련을 받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므로 전문적인 기술로서의 디자인 능력을 갖춘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 우리는 자기의 세계를 변혁시킬 디자인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게 된다. 즉 삶의 방식을 디자인하는 마음과 디자인의 기술의 결합을 통하여 우리는 스스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것이 사회적 변혁을 위한 디자인 운동이다. 이는 한 지역 공간 안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웃에 열려있고 무한히 펼쳐나갈 수 있는 작은 실천으로 시작된다.

    이 책은 전 세계에서 소박하게 펼쳐지고 있는 사회혁신을 위한 디자인 혹은 디자인을 통한 사회혁신 운동의 다양한 실천의 예들을 소개한다. 도농 간 네트워크를 통한 식품안전 보장운동, 이웃 간 돌봄의 체제 만들기, 쾌적한 동네 만들기, 의료서비스 체제의 지역적 보완책 만들기, 지역 안전망의 자발적 구성, 도심 속 시민의 공공의 장소 확보 등 ‘작고, 지역적이며, 열려있고, 서로 연결된’ 안전과 행복과 효율과 가치의 삶의 공간과 방식을 주민들이 디자인한다는 것은 내가 주체가 되어서 이루는 가장 확실하고 구체적이며 새로운 방식의 사회개혁인 것이다.

    | 추천자: 김광억(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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