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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지정’, ‘운우지정’을 유래케 한 요희의 정체는?

기사입력 2016.06.14 11:32
  • 무산신녀 /이미지=상동백과(Baike.com)
    ▲ 무산신녀 /이미지=상동백과(Baike.com)
    중국 고대 신화에 따르면 황제와 함께 중국인의 시조로 받들어지는 염제 신농씨에게는 세 명의 딸이 있었다. 그런데 그중 막내인 요희(瑤姬)가 그만 어린 나이에 요절해 무산(巫山)에 묻히게 되었다.

    요희의 영혼은 노란 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풀이 되었는데, 사랑 한 번 못해보고 죽은 탓인지 그 풀의 열매를 먹으면 누구든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 풀의 이름은 바로 요초로, 먹으면 장생불사한다고도 전해진다.

    운우지정(雲雨之情)의 유래

    요희를 불쌍히 여긴 천제는 그녀를 되살려, 구름과 비를 관장하는 운우(雲雨)의 신으로 봉한다. 이후 요희는 무산신녀(巫山神女)라고 불리게 된다.

    무산신녀는 아침이면 아름다운 구름으로 변해 산과 골짜기를 활보하다가 저녁만 되면 비로 변해 자신의 슬픔을 알렸다. 또 남자를 매우 좋아해 산을 오르내리며 쓸만한 남자를 찾아다녔는데,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나면 구름처럼 유혹해 뜨겁게 사랑을 나눈 후 비가 되어 안개처럼 사라졌다고 한다. 아침엔 구름, 저녁에는 비로 나타나는 무산신녀로 인해 ‘운우지정(雲雨之情)’이라는 말이 생겨났으며, 이 말은 남녀간의 육체적 사랑을 뜻하게 되었다.

    무산지몽(巫山之夢)의 유래

    무산신녀의 일화로는 초나라 회왕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옛날 회왕이 운몽(雲夢)이라는 큰 호수를 여행하다, 호수 근처의 누각에서 점심을 먹고 자리에 누웠다가 낮잠을 자게 되었다. 그때 한 아름다운 여인이 왕을 찾아와 절을 했다. 여인은 바로 무산신녀였다.

    “소녀는 무산의 딸인데, 염치 불구하고 찾아뵈옵니다. 허물치 않으신다면, 오늘 금침을 받들어 모실까 합니다.”

    회왕은 세상의 온갖 미인들을 대해봤으나, 이처럼 아름다운 여자는 처음이었다. 몸에서 풍기는 향기 또한 황홀했다. 한눈에 반한 회왕과 여인은 사랑을 나누며 꿈 같은 며칠을 보냈는데, 여인이 돌아갈 기한이 되어 떠나야 한다며 갑자기 회왕에게 이별을 고했다.

    깜짝 놀란 회왕이 만류하자, 여인은 “소녀는 무산의 남쪽 기암괴석이 둘러싸인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침에는 구름이 되어 피어오르고, 저녁에는 비가 되어 내립니다. 아침저녁으로 변함이 없으니 소녀를 보고 싶으시다면 그곳을 한 번 찾아 살펴봐 주십시오"라며 홀연히 떠났고, 회왕은 서운한 마음에 여인의 뒷모습이라도 볼까 해 손을 들어 사방을 둘러보다 그만 꿈에서 깨어났다.

    꿈에서 깬 회왕은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다 수레를 몰아 무산으로 향했는데, 무산에는 정말 여인의 말처럼 아침엔 구름이 피어오르고 저녁에는 비가 내렸다. 회왕은 꿈속의 여인을 생각해 그곳에 사당을 지어 봄 가을로 무산의 딸에게 제사를 지내게 하고, 사당의 이름을 조운(朝雲)이라 하게 했다.

    회왕과 무산신녀의 일화는 무산의 꿈이라는 의미의 ‘무산지몽(巫山之夢)’을 탄생케 했다. 무산지몽은 남녀 간의 밀회나 동침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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