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희 저 | 더블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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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도 될까 싶다. 일의 자력에 이끌려 관성처럼 흘려보내는 바쁜 24시간이 재론의 도마에 올랐다. 실업인생에 비해 일이라도 있으니 감사하라면 무책임하다. 월급에 목매인 반강제적인 압류인생에게도 삶을 재검토해볼 이유와 권리는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거대한 톱니바퀴의 정렬된 날처럼 일에 파묻혀 허겁지겁 살아낸다. 일부는 일벌레로 전락, 일에서 존재가치까지 찾는다. 일의 쾌감을 느껴라 훈수하는 책까지 있을 지경이다. 과연 이 삶은 괜찮을까. 아쉽게도 훗날 잘 살아왔다 반추할 인생은 적을 듯하다. 많은 선배세대가 그랬듯 늙어서야 후회하는 고령방황이 아니면 다행이다. 선행경험은 후행교훈을 남긴다. 당연한 듯 받아들인 회사인간에 대한 반론제기, ‘삶=일’이 아닌 ‘삶=일+나(가족)’의 깨달음이다. 요컨대 나를 지탱하는 물질적 토대만큼 정신적 만족도 중대한 인생목표의 한축으로 양립조화가 필요하다.
책은 취미에 주목한다. 궁합이 맞는 취미를 잘 체득하면 행복품질을 끌어올린다고 봐서다. 그 과정적 희열은 부지불식간의 몰입에서 확인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흠뻑 젖는 취미라면 그게 몰입이고 행복이다. 반대로 취미에 강제는 없다. 하란다고 생겨지지 않는다. 흥미와 기쁨을 자연스레 분출시키는 게 취미다. 이때 자발적 몰입은 가능해지고 생활품질은 향상된다. 인간행복은 물질풍요가 아닌 몰아지경에서 극대화되기에 몰입경험의 반복·향상은 체감행복을 승화시킨다. 책은 다양한 취미생활에서 열정적인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법을 소개한다. 그 활력원천은 29가지, 5대 키워드로 구분되는데 각각 맛·향기, 공예, 신체활동, 예술, 사색·공부 등이다. 일반적인 취미 나열이 아니라 포섭력이 높다. 몸으로 즐기는 몰입, 요컨대 신체활동의 즐거움으로 댄스스포츠, 스쿠버다이빙, 펜싱 등을 거론한다. 요즘 어른에게 인기인 목공·칵테일 등도 있다. 자칭 호기심 강한 대학생 저자가 몰입에 성공한 29명의 프로페셔널을 만나 해당 취미의 개괄부터 방법론까지 엮어냈다. 개별적인 구체 정보의 함량미달은 작은 흠이다. 책에서 본인에게 맞는 몰입거리를 찾았다면 그 다음은 자신만의 발품·손품이다. 이것이야말로 본인만의 몰입을 찾는 첫 만남이다.
| 추천자: 전영수(한양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
- 편집= 김정아 jung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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