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6월 읽을만한 책] 효율적 이타주의자

기사입력 2016.06.11 02:00
피터 싱어 저/이재경 역 | 21세기북스
  • 베품과 나눔의 미덕에 관한 말들이 우리 사회에서 유행하고 있다. 나보다 못한 “그들”에게 무엇인가 도움을 준다는 것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철학을 실천하는 선을 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남을 위하여 베푼 선이 과연 어디에 얼마나 제대로 사용되는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미국의 시각장애인 한 명을 도울 안내견 한 마리 훈련비가 4만 달러인데 이 돈으로 개발도상국의 실명위기에 처한 트라코마 환자 2000명을 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디에 기부를 하는 것이 더 귀중한 선을 행하는 것일까? 영화 속의 배트맨이 되고 싶다는 한 어린이의 소망을 들어주기 위한 자선행사 비용이 가난한 나라의 말라리아 어린이 환자 세 명의 목숨을 구하는 데 쓸 수 있는 비용과 같다면 어느 편이 더 값진 선을 행하는 것일까?

    행동을 추구하는 윤리철학의 대표적 학자인 피터 싱어 교수는 착한 사람들의 일회성 기부와 감성적 이타주의에 맞서서 과감하게 이러한 대비를 통하여 효율적 이타주의를 제창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다양한 방안을 사례를 통하여 우리에게 알려준다. 이타주의가 이기주의를 능가할 때 사회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지만 중요한 것은 냉철한 생각을 통하여 보다 많은 사람에게 보다 절실하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선을 행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즉 효율적인 이타주의란 세상을 개선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이성과 실증을 통하여 모색하고 실천하는 철학이자 사회운동이다. 이것은 합리적인 계산에 의한 기부뿐만 아니라 기업체와 자선 단체들에게 어떤 이타적 행동을 올바르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하도록 촉구하는 여러 방안을 개발하고 실천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는 곧 사회적 선의 최대화를 도모하는 것인데 남을 위한 최선이 본인의 행복으로 이어진다면 그것이 최상의 사회를 이루는 철학적 바탕이 된다.

    보통 우리는 기부의 실질적 효과보다는 기부자로서의 뿌듯한 성취감에 기부를 한다. 이제 남에게 베푸는 선의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하여 이기적이고 감성적인 이타주의에서 효율적 이타주의로 그 철학의 근본적인 전환을 꾀할 필요가 있다. 모두가 함께 산다는 것은 이념이나 언술이 아니라 실제로 실천하는 현실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 추천자: 김광억(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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