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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가 승부를 결정짓는 3점포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증명해냈다.
11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의 홈경기에서 이대호는 7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결정적인 홈런으로 팀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3:2로 쫓기고 있던 4회말 무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탬파베이 선발 투수 드류 스마일리의 80마일짜리 커터를 밀어져 오른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1회말부터 프랭클린 쿠티에레스의 홈런 포함 연속 4안타를 몰아쳐 3점을 선취한 시애틀은 비교적 손쉽게 승리를 가져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선발 투수 웨이드 마일리가 고비 때마다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2회와 4회에 1점씩 내주더니 6회와 7회에도 각각 1점씩 빼앗겼다. 4회에는 3:2로 쫓겼고, 이대호의 3점 홈런이 터진 후에도 6:4로 쫓기고 있었다. 이대호의 홈런이 아니었다면 승리하기 어려웠을 터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서는 이대호의 홈런에 대해 "빅보이 파워(Big boy power)"라면서 "한국의 33세 루키가 그의 5번째 홈런을 3점 홈런으로 장식하면서 좋은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Lee continues to be one of the Mariners' early feel-good stories as the 33-year-old rookie from Korea blasted his fifth home run with his three-run shot in the fourth)"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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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호 오늘 성적_4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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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경기에서 5홈런을 터트린 이대호는 기록만 놓고 보면 미네소타의 기대주 박병호보다 앞서는 게 사실이다. 박병호는 27경기 90타석에서 타율 2할 4푼 4리에 7홈런, 12타점, 13득점, 31삼진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그보다 반 정도밖에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대호는 19경기 46타석에서 타율 2할 8푼 3리에 5홈런, 9타점, 7득점, 7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안정적인 출전 기회만 보장된다면 박병호와 함께 선의의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와 달리 박병호의 방망이는 침묵했다. 김현수가 소속되어 있는 볼티모어와 홈경기를 치른 박병호는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에 삼진을 두 개나 당했다. 미네소타는 6회말 4번 타자 트레버 플루프의 투런홈런으로 3:3 균형을 맞추었으나, 9회초 2사 후에 2점을 내주면서 3:5로 패하고 말았다. 벌써 6연패째.
한편, LA 에인절스의 최지만은 대타로 출전했으나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타율은 5푼 6리까지 떨어졌고,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은 선발 마이크 리크가 8이닝을 소화하면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 했다. 세인트루이스는 LA 에인절스에게 7:1로 승리했다. 강정호의 피츠버그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되었다.
- 김도광 unm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