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호의 방망이는 여전히 매서웠다. 부상에서 복귀한지 이제 3경기 째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강정호는 8회초 대타로 나서 중견수 방향으로 깊숙한 플라이를 날렸다. 안타로 연결되지는 못했어도 방망이 중심에 맞춤으로써 복귀전에서 터트린 홈런 두 방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보였다.
강정호는 이날 휴식이 예정되어 있었다. 복귀 이후 2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던 강정호에게 무리하지 말고 쉬면서 컨디션을 조절하라는 주문이었다. 마침 피츠버그가 7회까지 8:2로 앞서고 있었기에 느긋하게 휴실을 즐겨도 됐었다. 그러나 7회말 세인트루이스가 3점 차로 추격해 오자 강정호에게 출격 명령이 떨어졌다.
-
- ▲ 강정호 대타 출전
-
강정호와 오승환의 맞대결도 기대해봄직했으나 끝내 이루어지지 못 했다. 강정호가 홈런 두 방으로 복귀 신고식을 치렀던 피츠버그가 승리한 7일 경기에서는 오승환이 등판하지 않았고, 세인트루이스가 승리한 8일 경기에서는 오승환이 나오기는 했으나 3번 타자 그레고리 플랑코까지만 상대했다. 피츠버그가 승리한 9일 경기에서는 강정호도 선발로 출전하지 않았고, 오승환 역시 출전 기회를 잡지 못 했다.
두 경기 연속 투구에 맞았던 박병호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 경기에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한참 물이 오르려던 찰나에 두 경기 연속 투구에 맞으면서 감각을 잃지나 않을는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박병호의 타율은 2할 6푼 8리에서 2할 5푼 6리로 떨어졌고, 화이트삭스에게 1:3으로 패한 미네소타는 또다시 5연패 늪에 빠져들었다.
시애틀의 이대호도 휴스턴과의 원정경기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상대 선발 투수가 우완일 경우에는 좀처럼 이대호를 출전시키지 않던 시애틀 스콧 서비스 감독이 모처럼 이대호에게도 기회를 준 것이다. 그리고 이대호는 보란 듯이 2회 첫 타석부터 중전 안타로 2사 1-3루의 득점 기회를 이어갔다. 하지만 시애틀은 휴스턴에게 1:5로 패했고 이대호의 타율은 2할 5푼에서 2할 5푼 6리로 살짝 올라갔다.
LA 에인절스의 최지만도 모처럼 선발로 출전했다. 탬파베이와의 홈경기에서 9번 타자 겸 좌익수로 나섰지만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고 3회 첫 타석에서만 볼넷 하나를 얻어냈다. 6푼 7리였던 최지만의 타율은 5푼 9리로 더 떨어졌고, LA 에인절스는 탬바베이에게 1:3으로 패했다. 선발 명단에 오르지 못 했던 볼티모어의 김현수에게는 출전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
- 김도광 unm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