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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만에 민간 개방!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있는 '임진강변 생태탐방로'

기사입력 2016.05.09 11:27
  • 철책이 세워지면서 민간인이 통제됐다. 길게 늘어선 철책은 자연스럽게 군인들의 순찰로가 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순찰로가 45년 만에 민간에 개방됐다. 바로 파주 '임진강변 생태 탐방로'다.

    '임진강변 생태탐방로'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통일대교, 초평도, 임진나루를 지나 율곡습지공원까지 이어지는 9.1km의 구간이다. 지난 3월부터 민간에 개방된 이곳은 아직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 자연의 손길이 그대로 보존된 임진강변 생태탐방로를 걸었다.
  • 군인들의 순찰로였던 임진강변 생태탐방로가 45년 만에 민간에 개방됐다.
    ▲ 군인들의 순찰로였던 임진강변 생태탐방로가 45년 만에 민간에 개방됐다.
    분단을 상징하는 끊어져 버린 철길, 평화를 기원하며 묶여있는 리본이 있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임진강변 생태탐방로의 시작은 이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부터 시작된다. 오전 9시. 출발을 기다리던 방문객들이 하나둘 초록색 조끼를 입기 시작했다. 민간에게 개방되었지만 군 시설이 있는 만큼 보안에 신경 쓰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임진강변 생태탐방로의 길이는 총 9.1km. 걸어서 약 3시간이 걸린다. 적지 않은 시간인 만큼 출발 전 스트레칭은 필수. 철책 너머로 언뜻 보이는 풍경에서 '탐방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피어올랐다.

    9시 30분. 철책의 문이 열리면서 본격적인 생태탐방로 트래킹이 시작됐다. 이곳 트래킹은 인원수에 따라 몇 개의 팀을 이뤄 10분 간격을 두고 출발한다. 천천히 트래킹을 즐기자는 생각에 맨 뒤 팀으로 들어갔다. 철조망과 철책이 만들어내는 풍경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걸으니 왠지 모를 든든함을 느낄 수 있었다.
  • 생태탐방로에서는 간단한 출입절차 후 팀을 이뤄 10분 간격의 차이를 두고 출발한다.
    ▲ 생태탐방로에서는 간단한 출입절차 후 팀을 이뤄 10분 간격의 차이를 두고 출발한다.
    시작점에서 약 6km까지는 평지구간이 이어졌다. 길 왼쪽으로는 임진강의 모습이, 오른쪽으로는 평화누리공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평지구간에서는 철새의 장관을 눈에 담을 수 있다고 한다. 가을에 온다면 그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자의 군 생활시절, 하늘을 뒤덮은 철새 떼가 부대를 지나가는 장관이 떠올랐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걷다 보니 철책에 걸려있는 다양한 조형물이 눈에 들어왔다. '에코뮤지엄거리' 구간이다. 이곳은 길을 따라 설치된 철책에 분단·평화·통일 등을 주제의 작품이 설치돼 있었다. 전쟁과 분단을 상징하는 장소에서 평화를 상징하는 작품들을 만나니 철조망과 철책도 다르게 느껴졌다.
  • 생태탐방로에 조성된 에코뮤지엄거리(상)와 쉼터에서 바라본 초평도의 모습(하)
    ▲ 생태탐방로에 조성된 에코뮤지엄거리(상)와 쉼터에서 바라본 초평도의 모습(하)
    에코뮤지엄을 지나니 야트막한 언덕과 함께 쉼터가 나타났다. 한숨을 돌리며 주위를 둘러보니 생태탐방로의 지도와 초평도, 굽이굽이 휘도는 강의 모습이 보였다. 그 중 크게 굽어있는 강의 모양은 교과서에서 보았던 굽은 강의 모습과 비슷했다. 수도권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절경이니 사진으로 담는 것을 추천한다. 단 주변 초소가 찍히면 안되므로 주의할 것.

    쉼터 이후, 낡은 펌프장까지 평지가 이어졌다. 펌프장의 외부 계단을 오르니 언덕길이 시작됐다. 언덕길은 경사가 있는 편이지만 계단 등의 정비가 잘 돼 있어 트래킹에 어려움이 없었다. 언덕길 곳곳에서는 초소가 세워져 있다. 얼마 전까지 군인들이 사용했던 길이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다.
  • 임진강 전망대에서 바라본 임진강 일대의 모습. 전망대에서는 바라보는 임진강의 경관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 임진강 전망대에서 바라본 임진강 일대의 모습. 전망대에서는 바라보는 임진강의 경관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언덕길 정상 전망대에 도달하니 임진강 일대의 전경과 임진나루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탁 트인 시야와 굽어 흐르는 강. 쉼터와 비슷한 풍경이었지만 전망대의 높이와 발 아래로 깔린 자연의 모습이 해방감을 만끽하게 해 주었다. 사진촬영 금지구간이 많은 생태탐방로 사이에서 사진을 찍으라는 '포토존'이 조성되어 있을 정도.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여기저기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었다.

    전망대와 임진나루를 지나니 한국농어촌공사 대단위양수장이 나타나며 9.1km 생태탐방로의 종점에 도착했다. 트래킹에 동행한 해설사의 말에 따르면 생태탐방로는 계절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낸다고 한다. 여름·가을·겨울엔 어떠한 풍경을 자랑할까. 임진강변 생태탐방로의 다양한 모습이 기다려진다.
  • 생태탐방로에서는 개발되지 않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 생태탐방로에서는 개발되지 않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한편, 임진강변 생태탐방로에 방문하려면 참가일 7일 전까지 임진강변 생태탐방로 홈페이지로 신청하면 된다. 매주 월·화요일과 법정공휴일 휴무이며, 겨울철(10~5월)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여름철(6~9월)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된다. 자세한 내용과 트래킹 후 교통수단에 대해선 임진강변 생태탐방로 홈페이지(http://imjingang.walkyourdmz.com/)를 참고하자.

    ※ 관련정보

    ▶ 임진강변 생태 탐방로
    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177 임진강변 생태탐방로 안내소
    전화번호 : 070-4238-0114(안내소) / 031-259-4784(경기관광공사)
    홈페이지 : imjingang.walkyourd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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