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반

바람 불면 고개 젓는 바람꽃, 아네모네 전설

기사입력 2018.03.29 08:53
4~5월이 되면 빨강, 보라, 흰색 등 색색의 고운 꽃망울을 터트리는 아네모네는 이름 봄 제일 먼저 부는 봄바람을 맞으며 핀다고 해 ‘봄의 꽃’, ‘바람꽃’이라고도 불리며, 영국에서는 ‘제피로스의 꽃’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서풍(西風)의 신 ‘제피로스’와 관련된 전설 때문이다.
  • 아네모네/사진=야후이미지검색
    ▲ 아네모네/사진=야후이미지검색
    봄의 여신 글로리스의 궁전에 아네모네라는 아름다운 시녀가 있었는데, 글로리스는 항상 아네모네를 데리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글로리스의 남편인 서풍의 신 제피로스가 아네모네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아네모네를 만날 수 있을까 궁리하던 제피로스는 어느 날, 숲에 홀로 있는 아네모네를 발견한다. 이것을 기회로 여긴 제피로스는 나무꾼으로 변장해 아네모네에게 접근하고, 아네모네 역시 제피로스에게 호감을 느껴 둘은 어느새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도 잠시, 자리를 비운 아네모네를 찾아 나선 글로리스가 함께 있는 제피로스와 아네모네를 발견하고 만 것이다. 아네모네는 제피로스가 글로리스의 남편인 것을 몰랐다며 빌었지만, 배신감과 질투에 사로잡힌 글로리스는 아네모네를 추방하고 말았다.

    쫓겨난 아네모네를 찾아 나선 제피로스는 어느 언덕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지쳐 쓰러져 있는 아네모네를 발견하고, 아네모네를 숲 속의 낡은 통나무 집에 숨겨놓았다. 그리고 글로리스의 눈을 피하고자 아네모네를 꽃으로 바꾸어 버렸다.

    제피로스는 지금도 꽃이 된 아네모네를 떠나지 못해 그 자리를 맴돌지만, 아네모네는 아픈 기억에 바람이 쓰다듬으려고 하면 고개를 내젓는다고 한다. 아네모네의 꽃말은 배신, 속절없는 사랑, 고독, 사랑의 배신, 덧없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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