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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의 타구가 하늘 높이 솟구쳐 올라 까마득히 날아갔다. 뻗고 뻗어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간 타구는 관중석 2층으로 떨어졌다. 기압이 낮아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에서 나온 471피트에 이어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멀리 뻗어간 홈런이며 미네소타 홈구장인 타깃 필드가 생긴 이래 역대 두 번째 기록인 초대형 홈런이었다.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 필드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7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박병호는 5:4로 앞서던 8회 앞 타자 오스왈도 아르시아에 이어 연속 타자 홈런을 터트렸다. 박병호는 투볼 투스트라이크에서 LA 에인절스 세 번째 투수 조 스미스의 79마일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홈에서의 첫 번째 홈런이자 시즌 2호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박병호의 홈런은 비거리 462피트(약 141.4미터)를 기록했다. 이는 타깃 필드에서 가장 멀리 날아간 짐 토미의 464피트에 이어 역대 두 번째에 해당하는 비거리다. 경기를 중계한 현지 중계진도 "과거 짐 토미가 세운 464피트에 불과 2피트 짧은 462피트의 몬스터 홈런이었다"면서 "필드 중간을 가로지르는 매머드 홈런"이라며 탄성을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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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호 오늘 성적_3타수 1안타 1홈런(초대형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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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첫 타석에서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나간 박병호는 3회와 5회에는 3루 땅볼과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후 8회 6번 타자 오스왈도 아르시아에 이어 백투백 홈런을 터트려 3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전날 8회 결승타로 미네소타를 9연패 수렁에서 건져올렸던 박병호는 이날도 초대형 홈런으로 팀의 2연승을 자축했다. 미네소타는 LA 에인절스에게 6:4로 승리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신시네티와의 홈경기에서 5:8로 뒤지던 7회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선두 타자 데빈 메소라코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다음 타자 아담 듀발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후, 스캇 세블러 타석에서 포수 몰리나가 1루 주자 메소라코의 도루를 잡아내고 세블러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올 시즌 처음으로 2이닝을 소화했다. 1사 후 신시네티 1번 타자 잭 코자트에게 좌측 2루타를 맞으며 1사 2루의 실점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2번 타자 에우제니오 수아레즈를 삼진으로 요리한 후 3번 타자 조이 보토마저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무실점 기록을 6경기 6.2이닝으로 이어갔다. 경기는 선발 아담 웨인라이트가 5.1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던 세인트루이스가 신시네티에게 8:9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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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승환 오늘 성적_2이닝 무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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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이대호도 안타를 추가했다.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7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대호는 2회 첫 타석에서 양키스의 선발 투수 C.C. 사바시아의 두 번째 공을 받아쳐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꿰뚫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2할 3푼 1리의 타율은 2할 5푼으로 올랐고, 시애틀도 양키스에게 3:2로 승리했다.
한편, 볼티모어의 김현수와 LA 에인절스의 최지만은 선발 명단에 들지 못했고, 볼티모어와 LA 에인절스는 각각 텍사스와 미네소타에게 4:8과 4:6으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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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광 unm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