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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에서 주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벤치만 지키면서 설움을 삼켜야 했던 김현수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개막 후 5경기 만이다.
11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든 야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의 홈경기에서 김현수는 9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설발 출전해 보란 듯이 2안타를 만들어냈다. 3타수 2안타 1득점으로 시즌 타율을 6팔 6푼 7리에서 시작하게 됐다.
빅리그 데뷔 첫 타석에서 김현수는 2스트라이크로 불리한 상황에도 탬파베이 선발 투수 제이크 오도리지의 3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투수와 3루수 사이로 타구를 보냈고, 1루로 전력 질주해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후속 타자 매니 마차도의 투런홈런으로 홈을 밟아 데뷔 첫 안타와 함께 데뷔 첫 득점까지 기록하기도 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 2루 땅볼에 그쳤던 김현수는 세 번째 타석인 7회말 탬파베이의 두 번째 투수 에라스모 라미레즈의 4구째 공을 받아쳐 타구를 1, 2루 사이로 보냈다. 2루스 로건 포사이드가 내야를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잡기는 했지만 미끄러지면서 송가가 늦어져 다시 내야 안타로 처리됐다. 이후 김현수는 대주자 놀란 레이몰드와 교체됐다. 경기는 볼티모어의 5:3 승리.
시범 경기에서 23타수 무안타로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던 김현수는 팀으로부터 마이너리그행을 압박받기도 했으나 이를 거절하고 메이저리그에서 승부를 걸기로 했었다. 한국에서 두산의 간판타자였던 김현수였지만 개막 이후 5경기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벤치를 지켜야 했으나, 이날 절박한 심정으로 2개의 안타를 만들어내 향후의 활약을 기대하도록 만들었다.
세이트루이스의 오승환은 애틀랜타와의 원정경기에서 5:6으로 뒤지고 있던 7회말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5번 타자 올리베라와 6번 타자 플라워스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7번 타자 존슨마저 내야 땅볼로 잡아내면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8회 세인트루이스가 7:6으로 경기를 뒤집으면서 오승환은 데뷔 첫 승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미네소타의 박병호는 캔자스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처음으로 5번 타순을 배정받았으나 5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타율은 다시 1할대로 추락했다. 5번의 타석 중에서 4번의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고, 8회 네 번째 타석에서만 좌익수 방향으로 타구를 날려보냈다. 미네소타는 개막 후 6연패에 빠지면서 아직 승리의 기쁨을 맛보지 못하고 있다.
한편, 시애틀의 이대호는 오클랜드와의 홈경기에서 2사 2루 상황에서 대타로 출전해 삼구 삼진으로 물러났고, 텍사스의 추신수는 부상자 명단(DL)에 이름을 올렸다. 훈련 도중 느낀 통증이 종아리 염좌로 밝혀지면서 재활까지 최대 6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김도광 unm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