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4월 읽을만한 책] 시의 격려

기사입력 2016.04.03 02:00
모리펑 저/오수현 역 | 위즈덤하우스
  • 사람을 읽고 싶을 때가 있는가. 우리들의 삶을 읽고 싶을 때가 있는가. 고통과 상처를 딛고 피어나는 꽃의 향기를 맡고 싶을 때가 있는가. 바로 그 때 우리를 품어주는 것은 시다. 망설임 없이 시를 읽으며 치유의 길을 살필 수 있으니 시는 인류를 위해 태어난 참 고마운 존재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각별하게 다가온다. 때로는 외롭게, 때로는 아프게, 우리는 이 바쁜 현대를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우리들에게 마음을 다잡게 하고, 스스로의 삶에 길을 묻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중국 역사를 빛낸 시인들인 이백, 도연명, 두보, 굴원, 신기질, 소식 이렇게 여섯 명의 대가들이 어떻게 뜨거운 삶을 살았으며, 또한 그 삶을 어떻게 시로 빚어낼 수 있었는지에 대한 문장들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놓고 있다. 유구한 중국 역사에서 삶에 일깨움을 주는 명시와 탁월한 시인들을 엄선해내는 방대한 작업을 수행해온 저자 모리펑 교수가 이 책을 집필하면서 “‘삶을 대하는 태도’와‘작품 자체의 가치’를 기준으로 삼아 선별하고 소개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썼다.”고 밝히고 있어, 이 책에 대한 신뢰는 이미 견고하다.

    ‘소인배가 되지 않으려면 자존심부터 길러라’(이백), ‘도덕 상실의 시대, ‘평범함’이 덕이다’(도연명),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천하를 품다’(두보), ‘평탄하지 않아도 고결할 수 있다’(굴원), ‘현실 너머가 보이면 두려움이 사라진다’(신기질), ‘낙천적 천재가 고난에 대처하는 자세’(소식) 와 같은 소제목 몇 개를 읽는 것만으로도 이미 우리의 마음은 평온해지고 시적 여운이 번져온다. 삶의 지혜가 찾아오는 듯하다. 이들 시인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평가한 책 말미의 ‘에필로그’도 재미있게 읽힌다.

    나를 지켜낸다는 것이 소중한 가치로 다가오는 요즘, 이들 명시에 담긴 참된 가치를 읽기 위해 이 책을 곁에 두고 두고두고 곱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절로 범속의 먼지를 털어내고 있는 자신이 보일지도 모른다. 삶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시간이 찾아올 것이다.

    | 추천자: 오석륜(시인, 인덕대 일본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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