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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평정하고 일본에도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던 이대호가 드디어 빅리그에 입성했다.지난 2월 이대호는 3년 18억 엔(약 183억 원), 연평균 6억 엔(약 61억 원)을 준비했던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의 제안을 뿌리치고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1년 400만 달러(약 48억7000만 원, 인센티브 포함)에 계약했다. 안정보다는 도전을 택했다.계약 당시 이대호는 빅리거가 아닌 '스프링캠프' 초대권을 받은 것에 불과했다. 30대 중반(34)이라는 나이와 거대한 몸집, 그로 인한 좁은 수비범위 등이 약점으로 지적되어 가능성을 확인한 후 결정하겠다는 게 시애틀의 생각이었다.2001년 롯데에서 데뷔, 2011년까지 1천 150경기에 나서 타율 0.309, 225홈런, 809타점을 올렸던 이대호는 국내에서 전무후무한 7관왕 타이틀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또한, 2012년 FA(자유계약 선수) 자격을 얻어 일본에 진출한 이대호는 4시즌 동안 570경기 타율 0.293, 98홈런, 348타점을 기록했으며 지난 시즌 일본시리즈에서는 19년 만의 일본시리즈 외국인 MVP로 선정되는 기록을 남긴 선수다.이렇게 한국과 일본을 평정한 이대호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한 조건이었으나 기꺼이 가시밭길을 걷기로 한다. 한국에서 편안하게 최고 몸값의 선수로 뛸 수도 있었지만 험한 일본행을 선택할 때도, 이번에도 역시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가능성에 도전한 이대호다.메이저리그 경력도 없는 노장 선수가 초청 신분으로 스프링캠프를 통해 빅리거가 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이대호는 당당히 실력으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이대호는 시범경기 타율 2할 5푼(44타수 11안타)에 홈런 1개와 타점 4개를 기록하고, 출루율 3할 2푼 7리, 장타율 3할 8푼 6리, OPS 7할 1푼 3리를 기록하며 결국 개막전 명단에 포함되어 빅리거로 확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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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광 un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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