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600g, 채소 400g…1근의 무게가 다른 이유는?

기사입력 2019.04.11 11:02
  • 삼겹살 1근, 상추 1근 등 시장에서 고기나 채소를 살 때 우리는 흔히 근을 이용한다.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무게 단위인 근은 단위체계가 미터법으로 통일된 이후 공식적인 상거래에서는 쓰이지 않지만, 실생활에서는 아직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근은 좀 이상한 점이 있다. 같은 1근이라도 고기는 600g인데, 채소나 과일은 400g이다. 같은 1근인데 고기와 채소는 왜 200g의 차이가 나는 것일까?

    고기와 채소의 1근이 다른 이유는 애초에 그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기의 ‘근’은 한약의 용량을 표시하는 데 주로 사용했던 무게 단위 ‘수(銖)’를 기준으로 한다. ‘한서’ 율력지에는 ‘1약(龠)에 채워지는 기장 1,200톨의 무게를 12수(銖)로 하고, 24수를 1량(兩), 16냥을 1근(斤), 30근을 1균(鈞), 4균을 1석(石)으로 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1수는 1.55g으로 1근은 약 600g이 된다.

    채소를 재는 ‘근’은 척관법에 의한 질량의 기본 계량 단위인 ‘관(貫)’을 기준으로 한다. 척관법에 의한 무게를 재는 단위는 1관=100냥=1,000돈(천)=1,000푼(무)이다. 하지만 1관은 3.75kg으로 가벼운 채소의 무게를 재기에 불편했고, 다음 단위인 ‘냥’은 너무 차이가 커 10냥을 기준으로 ‘근’이라는 새로운 단위를 만들어 사용하게 된 것이다. 원래 채소의 1근은 375g이지만, 현재는 근사치인 400g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 외에 근은 지역이나 상품에 따라 무게가 달라지기도 한다. 과자 1근은 150g이며, 인삼은 1근이 300~600g으로 들쭉날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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