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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한국계 작가가 그린 아우슈비츠 이야기, ‘희망을 지킨다는 것’

기사입력 2016.03.17 09:10
크리스토퍼 허 저 | 틔움
  • ‘희망을 지킨다는 것(Keeping My Hope)’은 한국계 미국인인 10대 학생이 쓴 홀로코스트 그래픽 노블이다.

    중학교 2학년 때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저자는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고, 자신이 아는 사실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했다고 한다. 자료조사와 연구를 거듭하며 한 장 두 장 그려나간 그림은 1년 반이 지난 후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희망을 지킨다는 것’은 10대 소년 시절 홀로코스트의 공포를 겪은 주인공 아리 콜로디에스키라는 할아버지가 되어 손자손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1930년대 후반, 폴란드의 롬자라는 작은 마을에 살고 있었던 아리는 히틀러 군대에 의해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게 된다. 매일같이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목격하고, 온갖 고초를 겪어야 한 아우슈비츠의 공포 속에서도 아리는 친구를 만나 우정을 쌓고 서로를 돕는다. 그리고 6년간의 공포 속에서 끝내 살아남아 삶을 재건하게 된다.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의 유대인 대학살을 주제로 한 것과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띤 그래픽 노블이라는 점 등 여러모로 아트 슈필겔만의 ‘쥐(MAUS)’를 닮아있다. 10대 소년이 그려낸 그림은 다소 투박하지만, 과거에서 현재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독자를 흡입력 있게 빨아들인다.

    광기 어린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우정과 가족애를 통해 희망을 잃지 않는 한 사람의 모습을 잔잔하게 담아낸 책은 홀로코스트의 실상을 고발하는 동시에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인간애를 보여준다. 암울한 역사 이야기를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그려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작가와 또래인 두 명의 한국 고등학생이 번역에 참여해 한국어판으로 출간된 ‘희망을 지킨다는 것’은 현재 온,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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