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3월 읽을만한 책] 당신의 삶을 결정하는 것들

기사입력 2016.03.19 00:00
아서 클라인만 저/이정민 역 | 북로그컴퍼니
  • 세상살이란 개인의 통제력을 넘어선 거대한 사건적인 힘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자신의 품위와 가치관이 배반당하고 그 근본까지 뽑히는 정신적인 극한 상황 혹은 기막힌 억울함 속에 빠져서 좌절과 자기 파멸의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펴보면 예측할 수 없고 도저히 이해나 설명을 할 수 없는 온갖 위기와 불확실성에 직면하여 파멸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도덕(모럴리티)을 재확인하고 온갖 곡절을 겪으면서도 마침내 견지하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의 그러한 노력 때문에 이 세상은 그런대로 살만한 도덕세계가 지속되는 것이며 고통과 좌절 속의 사람들에게 빛과 힘의 원천이 된다.

    저자는 사회구조와 문화체계를 통하여 사람들이 겪는 마음의 고통을 연구하는 데 일생을 바쳐 온 노 의료인류학자이다. 그는 자신이 직접 만나고 관찰한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주제별로 일곱 명의 주인공을 뽑아서 그들이 일생을 통하여 좌절과 파멸의 고통과 어려움을 어떻게 겪었으며 그 곡절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도덕과 윤리를 포기하지 않고 되살려서 마침내 오히려 특별한 의미를 창조하고 새로운 삶을 일구어 나가게 되었는가를 다양한 형식의 이야기로써 들려준다. <영혼을 지키려는 노력>,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헌신>, <신념과 욕망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가>, <욕망을 제어하려는 종교적 신념>, <치명적인 위기가 삶을 바꾸기도 한다>, <무엇이 정말 중요한 가치인가>, <용기 있는 삶을 산다는 것> 등의 주제를 건 하나하나 독립적인 이야기는 결국 당신이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곧 당신의 인생이라는 답을 제시한다. 고통과 어려움과 억울함은 의료, 정치적 ․ 경제적 보상 등으로써는 결코 근본적으로 치유될 수 없는 것이며 다만 자신의 도덕성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자유의지와 자각과 실천의 노력이 진정한 치유임을 보여준다.

    이 책의 장점은 문화인류학적 서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실험이나 통계나 설문지 조사 분석이 아니며 철학적 고담준론이나 사회지도자적 훈시, 그리고 저명인사의 위인전기가 아니라 나와 똑같은 보통 혹은 평범한 사람이 겪어낸 삶의 생생한 기록이다. 독자는 그 삶의 이야기 속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를 발견하고 성찰과 선택의 힘을 찾을 것이다.

    | 추천자: 김광억(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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