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125년 전통의 산둥 요리 전문점 ‘춘화루(春和樓)’

기사입력 2016.02.26 16:59
  • 중국 칭다오 맛집으로 유명한 ‘춘화루(春和樓)’를 찾았다. 1891년부터 시작했다는 이곳은 무려 125년 전통의 산둥 요리 전문점으로, 한국 여행객 사이에는 탕수육(糖醋里脊)과 찐만두(蒸饺)가 맛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눈에도 오래 보이는 건물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도어맨이라고 부르기엔 지긋한 나이의 할아버지가 위층으로 가라며 길을 안내한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중국집 분위기의 실내는 제법 촘촘하게 방이 나뉘어 있다. 소문난 맛집이라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다고 해 걱정을 했었는데, 관광 비수기여서인지 대기 없이 바로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종업원에게 요리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전가복을 추천한다. 다른 요리에 비해 비싼 요리였지만, 한국에서 전가복을 맛보기엔 어림도 없는 가격인 68위안. 한화로 환산하면 1만5천 원이 채 못 되는 가격이다. 전가복에 이어 탕수육과 찐만두를 추가로 선택한 후 조금 기다리자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 가장 먼저 등장한 요리는 화려한 그릇에 담긴 전가복(鲍魚全家福)이다. 전복, 해삼, 오징어, 새우, 버섯, 청경채 등을 넣고 담백하게 조리한 전가복은 재료의 맛이 잘 느껴졌다.

  • 맛있기로 소문난 탕수육(糖醋里脊, 48위안)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한국에서 먹던 탕수육보다는 살짝 신맛이 강했지만, 바삭하면서 은은한 단맛이 도는 탕수육은 지금까지 먹어본 중 최고였다.

  • 쩡지아오(蒸饺, 34위안)라고 부르는 찐만두는 제법 큰 크기의 만두가 한 판에 6개 담겨 나온다. 초장에 찍어 한 입 베어 물면 두툼한 피 속에 감춰졌던 육즙이 흥건하게 흘러나오는 만두는 두툼한 만두피와 소, 육즙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환상의 감칠맛을 선사한다.

    세 개의 요리로 끝내기가 아쉬워진 우리는 입가심을 할 겸 산라탕(酸辣汤, 28위안)을 추가했다. 앞선 요리의 양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기에, 1인당 하나씩 시켜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종업원이 손사래를 치며 그릇 크기를 손으로 보여준다. 그렇게 나온 산라탕은 4명이 나눠 먹으면 적당한 제법 많은 양이었다.

  • 원래 산라탕의 ‘산라(酸辣)’는 시고 매운 맛이라는 뜻이지만, 춘화루의 산라탕은 매운맛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시원하고 담백한 것이 입가심하기 좋은 맛이었다.

    춘화루의 음식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현지 음식 가격에 비하면 고가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정통 중국요리를 맛볼 좋은 기회였다. 오래돼서 그렇다고 하기에는 지저분한 화장실과 허름한 실내가 조금 아쉽긴 하지만 칭다오를 방문한다면 한 번 방문하기에 좋은 곳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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