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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숨은 이야기] 모네의 자부심을 담은 ‘생 라자르 역’

기사입력 2017.09.07 14:54
  • 클로드 오스카 모네(Claude Oscar Monet)의 ‘생 라자르 역’은 비평가의 조롱에 대한 응답으로 그려진 작품이다. 1877년 처음으로 열린 인상주의전에서 한 비평가가 안개가 끼어 있는 풍경을 너무 선명하게 그렸다는 이유로 르누아르의 그림을 ‘불쌍한 장님 천치들’이라고 조롱했기 때문이다. 모네는 안개 그림을 그려 이 비평가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겠다고 결심했고, 그 안개를 그릴 장소로 파리의 ‘생 라자르 역’을 선택했다.

    가장 좋은 옷을 입고 생 라자르 역을 찾아간 모네는 아주 당돌하게 역장에게 명함을 건넸다. 역장은 모네를 알지 못했지만, 당시 화가들은 대체로 유명인이었기에 예를 갖추며 그를 맞이했다.

    모네는 역장에게 “내가 당신의 역을 그리기로 했소. 오랫동안 나는 북부역을 그릴까 당신네 역을 그릴까 결정을 내리지 못했는데, 이제 보니 당신의 역이 더 특색 있는 것 같군요”라고 설명했다. 모네의 당당함에 역장은 모든 기차를 멈추게 하고, 기관차에 석탄을 가득 채워주는 등 파격적인 지원을 해주었다. 이렇게 탄생한 그림이 바로 ‘생 라자르 역’ 연작 시리즈다.

  • 모네의 연작 시리즈 '생 라자르역', 1877
    ▲ 모네의 연작 시리즈 '생 라자르역', 1877
  • 모네의 연작 시리즈 '생 라자르역', 1877
    ▲ 모네의 연작 시리즈 '생 라자르역', 1877
    기차의 엄청난 수증기와 연기가 돋보이는 ‘생 라자르 역’ 시리즈는 얼핏 보기에는 같은 작가의 작품이 맞을까 싶게 붓 터치와 정교함 등에 차이를 보인다. 바로 빛과 대기에 따라 느껴지는 ‘인상’, 즉 찰나를 포착한 인상주의 기법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생 라자르 역’은 모네의 그림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 중 하나다. 모네가 장담한 비평가들의 조롱에 대한 복수는 결국 인상주의의 자부심을 담은 이 작품으로 인해 통쾌하게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 참고자료: 본다빈치(주) 제공 ‘모네, 빛을 그리다 展’ 그림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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