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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vs.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기사입력 2016.02.23 11:28
  • 조지아와 엄마, 동생 토비는 낡은 자동차에서 살게 되었다. 어느 날 25센트 동전 꾸러미 세 개와 1달러짜리 지폐만 들어 있는 마요네즈 통 하나만 남긴 채 사라져버린 아빠 때문에 집세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열한 살 조지아는 자동차에 산다는 걸 친구들에게 들킬까 봐 전전긍긍하지만, 결국 가장 친한 친구인 루앤에게 들키고 만다. 그리고 이날 조지아는 개를 훔치기로 결심한다. 잃어버린 개를 찾아주고 받은 사례금으로 집을 구하기 위해서다.

    계획은 간단했다. 돈이 많은 집의 사랑을 받는 개를 훔친 후, 개를 찾아주면 사례금을 준다는 전단지가 붙으면 개를 돌려주고 돈을 받아 오는 것이다. 조지아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노트에 꼼꼼히 적어가면서 훔치기 적당한 개를 물색해 윌리를 발견한다. 그리고 윌리를 훔치는 데 성공하지만, 계획에 없던 일들이 자꾸 벌어지게 된다.

    윌리의 주인 카멜라 아줌마는 전혀 부유하지 않았고, 갑자기 나타난 손가락이 세 개밖에 없는 무키 아저씨는 알 듯 말 듯한 말들로 조지아의 양심을 콕콕 찔러댄다. 귀여운 윌리와 카멜라 아줌마를 볼 때마다 죄책감과 갈등이 커지는 조지아. 과연 조지아는 윌리를 돌려주고 사례금을 받을 수 있을까?

  •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열한 살 소녀의 눈을 통해 가족과 인생의 소중함을 재발견하는 유쾌한 성장소설이다. 소설은 무너진 가족과 가난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지만, 천진난만한 소녀의 눈높이로 진행하는 덕분에 시종일관 유쾌하다. 출판과 동시에 열네 개 문학 부분 선정작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소설은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 받고 있다.

    ‘개를 훔치는 방법’은 2014년 동명의 한국영화로 제작되었다. 영화는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왔지만, 세세한 설정이나 인물의 성격, 관계 등은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많은 수정을 가했다.

    아역배우들의 천진난만함이 돋보이는 영화는 소설 못지않은 호평을 받았다. 특히 부동산에 붙은 ‘평당 500만 원’이라는 문구를 ‘평당에 있는 500만 원짜리 집’으로 해석하는 등의 장면은 원작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국적인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 영화 '개를 훔치는 방법' 스틸컷
    ▲ 영화 '개를 훔치는 방법' 스틸컷
    하지만 영화는 전체적으로 원작에 비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무겁고 현실적인 주제를 아이의 시각으로 위트 있게 그려낸 원작의 매력이 예쁜 화면으로 포장된 영화에서는 많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어른 배우들의 성격이나 인물 관계 역시 원작에 비해서는 다소 상투적으로 변한 것도 아쉬움을 더하는 부분이다.

    ‘개를 훔치는 방법’의 진정한 재미와 매력은 군더더기 없는 원작 소설에만 찾아볼 수 있다. 270쪽 분량의 책을 읽기 힘든 아이가 아니라면, 영화보다는 소설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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