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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주변 행궁동의 평균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 2, 3년 사이로 늘어난 청년 창업가들의 가게가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은 덕분이다. 그간 수원 화성은 관광객이 늦은 시간까지 즐기기엔 주변 숙박시설이며 먹거리가 부족한 편이었다.
그런 행궁동에 유행에 민감한 청년들이 등장했다. "수원을 찾은 모든 사람이 좋은 기억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이들의 수원사랑이 행궁동 곳곳에 묻어나 있다. 수원 화성 여행을 통해 만난 청년들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
화성행궁을 품은 행궁동거리는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고즈넉한 이 거리가 더 아름다운 이유는 따로 있다. 수원화성을 축조한 정조의 초상화를 모셔놓고 제사를 지내던 건물인 '화령전'이 거리의 멋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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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령전의 풍광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위치 좋은 가게가 있다. 유럽풍 가정식을 파는 '아멜리에'다. 이 가게는 다니던 직장을 과감히 정리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모험을 시작한 젊은 여사장이 운영하고 있다. 식당의 규모는 크지 않다. 사장이 주방과 서빙을 모두 담당하다 보니 미리 예약을 하고 와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정성이 듬뿍 담긴 유럽풍 가정식의 맛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화령전 뒷담 길로 가보자. 약간의 언덕길을 오르면 식당과 게스트하우스를 함께 운영하는 '슬리핑테이블'이 보인다. 이곳은 젊은 주인장이 어릴 때 살던 집을 고쳐 사람들과 공간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곳이다. 숙박비용은 1인 1박에 3만 5천원. 숙소를 이용하면서 멀리 나갈 필요 없이 아래 층 식당을 이용해도 된다. 주인장 기분이 좋을 때 맥주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은 팁. -
언덕에서 내려와 제일감리교회를 지난 사거리. 아직은 발달이 미비하여 조용한 거리 2층에 한복의 매력에 빠져 한복 대여사업을 시작한 청년도 있다. 감성 한복카페 '행궁낭자'의 대표는 2011년 결성 된 '한복놀이단'의 단원이다. 입어야 해서라기보다 입고 싶어 한복에 빠져든 이들이 우리 일상에 한복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이런 이색 카페를 차렸다.
청년 창업, 쉽지만은 않았다. 부족한 예산을 해결하려 목재를 가져다 손수 가게를 꾸미고 한복도 직접 디자인했다. 이렇게 예쁘게 만들어진 한복들은 모두 대여가 가능하다. 원하는 디자인으로 골라 입고 화성에서 마음껏 포즈를 취해보자. -
한복카페 외에도 행궁동 거리 곳곳엔 이색카페들이 많다. 예술가들이 작품 활동 중인 공방들과 갤러리 카페도 만나볼 수 있다. 그 중 미술작품 갤러리를 운영해오다 3년 전 쯤 장소를 옮겨 문화를 파는 카페로 컨셉을 바꾼 문화상회 '다담'의 행보가 눈에 띈다.
문화상회 '다담'에서는 수원지역 내 고서점과 고미술상점등을 답사하고 실제 골동품을 감상하는 가족 체험 프로그램과 콘서트형 예술체험 등이 열린다. 또 주민들이 함께 영화 보는 날, 요리 수업의 날 등 종류도 다양하다. 방문한 날에는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영화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수업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곳 카페에서 음료도 즐기고 주민들과 함께 색다른 체험도 경험해보자. -
화성행궁에서 조금 벗어나 장안문 근처로 가면 게스트하우스를 하나 더 만날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 '공존공간'은 청년 벤처기업이 만든 공간이다. 카페로 운영 중인 1층은 테이블이 넓고 공간이 쾌적하여 회의장소나 모임장소로도 탁월하다. 2층 숙소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내려와 다음 일정을 계획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은 장소다.
'공존공간'만의 특별한 점은 애완동물 동반이 가능하다는 것. 실제 이 게스트하우스에서도 온순한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숙박비는 1박에 2만 5000원이다. 추가요금을 내면 바비큐 이용도 가능하니 참고하자.
- 미디어취재팀 medi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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