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150년 전통의 ‘취안쥐더(全聚德)’ 베이징 카오야를 맛보다!

기사입력 2016.02.19 17:25
  • 청나라 시절인 1864년에 문을 연 ‘취안쥐더(全聚德)’는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도시 곳곳은 물론 해외에도 지점이 있는 베이징 카오야 전문점이다. 지금까지 전통 요리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취안쥐더는 베이징 카오야 음식점 중 가장 유명한 곳으로, 우리나라에는 전취덕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졌다.

  • 베이징 카오야는 원나라 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베이징 전통요리다. 특수하게 키운 오리의 살과 껍질 사이에 대롱을 꼽아 입으로 바람을 불어 넣고, 달콤한 소스를 발라 갈고리에 걸어 장작불에 3~4시간 동안 훈제해 만드는 이 오리구이는 미식가였던 건륭제가 1761년 3월 5일~17일까지 13일 동안 여덟 번이나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음식이다.

  • 우리가 찾은 곳은 취안쥐더 칭다오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답게 주문에 어려움은 없었다. 2명이 한 마리는 좀 많은 듯해 카오야 반마리(99위안)와 카오야를 싸먹을 밀전병(10위안), 곁들임 채소(1인 5위안) 등을 주문했다.

  • 주문을 마치자 파, 오이, 다진 마늘을 곁들인 개인 소스와 각기 다른 크기의 접시 두 개, 식사 동안 카오야를 따뜻하게 데워줄 워머와 밀전병이 일사불란하게 테이블에 채워진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릇하게 구워진 카오야를 테이블 앞에서 주방장이 직접 썰어준다.

  • 오리는 카오야 중 가장 맛있다는 가슴살부터 잘라낸다. 베이징 카오야의 백미는 바삭한 껍질인데, 껍질에 가까운 가슴살이야말로 베이징 카오야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 종업원의 안내대로 반지르르 윤기가 도는 가슴살을 굵은 입자의 설탕을 찍어 입안에 넣었는데, 그 맛은 정말 상상 이상이었다. 바삭바삭한 껍질과 궁극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감격을 부르기도 전에 입 안은 오리기름으로 한 가득 채워졌기 때문이다.

  • 베이징 카오야가 스펀지가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많은 기름을 담고 있는 것은 ‘티엔야(塡鴨)’라고 하는 특수 오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티엔야는 지방함유량을 최고로 만들기 위해 생후 50일쯤부터 좁고 어두운 공간에 넣고 하루에 세 차례씩 모이주머니가 가득 차도록 강제로 사료를 먹이는 ‘전압식(塡鴨式)’ 사육방법으로 키워낸 오리다. 푸아그라와 함께 동물 학대 논쟁의 중심에 서 있지만 티엔야가 아니면 베이징 카오야의 맛을 낼 수 없다고 한다.

  • 가슴살 다음에는 오리 반 마리의 증거로 정확히 반으로 자른 오리 대가리가 나오고, 마지막으로 얇게 편으로 썰어낸 몸통을 담아낸다. 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주방장의 손놀림 덕분에 이 모든 것은 순식간에 뚝딱 이루어진다.

  • 베이징 카오야는 밀전병에 오리고기와 파, 소스 등을 함께 싸서 먹는다. 부족한 파와 오이는 요청하면 추가할 수 있다.

    파삭한 껍질과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고소함이 일품인 베이징 카오야는 분명 매력 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엄청난 기름이 자아내는 느끼함에 먹는 속도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았다. 치킨이라면 벌써 게눈 감추듯 없어졌을 양이건만, 느끼함에 취약한 우리에겐 반 마리도 둘이 먹기 조금 힘들었다.

  • 취안쥐더는 카오야를 주문한 고객에게 해당 오리의 고유번호를 알려주는 기념엽서를 함께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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